연체율 뛴 시중銀 너도나도 충당금 적립

4대 금융지주 1분기 신용손실 충당금 1.7조

2024-05-03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시중은행이 공격적인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손실흡수능력 확충 의지를 내비쳤다. 연체율이 고개 들면서 시장 불안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신용손실 충당금으로 1조7338억원을 쌓았다. 전년동기(7199억원)대비 2.4배 증가한 수준이다. KB금융의 1분기 충당금은 6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배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충당금은 89.4% 많은 4610억원, 하나금융은 108.5% 많은 3432억원, 우리금융은 57.4% 많은 2614억원을 적립했다. 이처럼 금융지주가 건전성 관리에 열을 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고 있는 연체율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국내은행의 가계·기업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6%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0.05%포인트(p) 오른 수치다. 해당 연체율은 2020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차주별로 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달 대비 0.05%p 상승한 0.39%, 가계대출은 0.04%p 오른 0.32%로 집계됐다. 4대 은행의 1분기 연체율 역시 상황은 같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상승했다. 신한‧우리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0.28%로 지난해 4분기(0.22%) 대비 0.06%p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03%p 상승한 0.23%, 국민은행은 0.04%p 오른 0.2%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철수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주단 협약이나 정상화 연착륙 등에 맞춰서 사정이 더 안 좋아지면 추가 충당금은 더 적립해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동권 신한금융 리스크관리부문(CRO) 부사장은 “충당금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쌓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성 하나금융 그룹리스크총괄(CRO) 부사장은 “거액의 환입 이슈를 제외한 경상적 충당금 비율은 0.30% 내외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박장근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문(CRO) 상무는 “충당금은 개별 평가 부문을 선반영한 상태로 하반기 추가 요구가 있으면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