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자진 탈당…"선당후사 결단"
3일 당 지도부와 면담 뒤 전격 탈당 결정 이재명 "결단해 주신 데 대해 감사" 재발 방지 쇄신 논의 탄력 붙을 듯
2024-05-03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관석·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두 의원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선 지 3주 만이다. 이재명 대표는 "결단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길 전 대표에 이어 두 의원이 자진 탈당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쇄신과 외연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두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면담한 뒤 탈당 의사를 밝혔다. 윤 의원은 비공개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방금 전 당 대표와 지도부와 면담을 했고 그동안 여러 가지 일로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또 국민들에게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사실관계에 대해서 할 말은 많이 있지만 앞으로 조사나 여러 사법적 과정에서 성실하게 임해 이 문제를 밝혀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 역시 "선당후사의 정신을 가지고 윤 의원과 함께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결국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의 하나는 결국은 검찰의 정치 공세도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국민 여러분과 지역구민, 당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은 오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탈당 의사를 재차 밝히고 정식 탈당 절차를 진행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끝까지 같이 못 하는 데 대해 미안하다. 결단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두 의원의 탈당으로 한시름 놓게 됐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돈 봉투 사건이 터지며 두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자진 탈당 또는 당 지도부가 강제 출당에 미적거리며 당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막말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과 대조를 이룬 것도 당 지도부의 고심을 깊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날 두 의원이 전격 탈당을 수용하면서 '돈 봉투 의혹' 논란을 계기로 진행되는 당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전대 돈 봉투' 재발 방지 등 쇄신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당 쇄신은 쇄신대로 또 민생은 민생대로 차질 없이 해나가도록 의원님들과 함께 소통하고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간 '공천 녹취' 파장을 고리로 국면 전환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최고위 후 두 의원의 탈당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녹취 문제는 어떻게 된다고 합니까"라며 "명백한 범죄 행위로 보이는데. 원래 의무적 수사 사항이라고 하던데"라고 말했다. 검찰이 민주당 '돈 봉투 의혹'에는 속도를 내면서 이 수석의 공천 개입 의혹은 수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