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올해 상장 성공할까 …‘체급 올리기’ 관건
IPO 데드라인 오는 9월말까지 영업손실 2배 ↑, 실적개선 필요
2023-05-07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11번가가 연내 IPO(기업 공개)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국민연금,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5년 내 IPO를 약속했다. 기한인 오는 9월말까지 상장을 못하면 투자금의 8% 수익을 얹어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11번가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체급 올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적어도 이달 중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의 경우 상장예비심사신청 이후 신규상장까지 약 4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심사과정에서 변수 등이 발생하면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11번가의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마주한 환경은 녹록치 않다. 고물가·경제 침체 인한 투자심리 위축, 출혈 경쟁 격화, 온라인 시장 둔화세 등 이중·삼중고에 처해 있다. 이런 악조건에 컬리와 오아시스도 증시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통업체의 온라인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8.4%, 2021년 15.7%, 2022년 9.5%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온라인 시장 성장률 전망도 8.8%로 전년(9.5%)보다 2.6% 떨어졌다. 11번가는 시기적으로 촉박한 만큼이나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5614억 원) 대비 41%(2276억원) 성장한 789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이커머스 성장률을 감안하면 평균치를 웃도는 수치다. 다만, 누적 영업손실은 1515억 원으로 지난해(694억원)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적자액이 불어났다. 11번가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한 ‘슈팅배송’을 앞세워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해당 서비스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직전 분기 대비 57% 성장했다. 직전년도와 비교하면 성장률 1911%, 무려 스무배 이상 치솟았다. 안정적으로 확대 중인 ‘우주패스’ 멤버십을 통해 새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해외 직구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 직접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상승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고치다. 버티컬 서비스(전문관) 강화에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신선밥상(신선식품), 우아럭스(명품)에 이어 세번째 전문관 리퍼블리(리퍼비시)를 공개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NFC 결제 서비스를 지난달 도입했다. 충성고객을 끌어들이는 락인(Lock-in) 효과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셀러(개인판매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업 노하우가 필요한 판매자를 위한 일대일 심층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와 판매 채널의 증가하면서 우수 셀러 확보 여부가 플랫폼의 차별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투자 시장을 예의주시해 증시 진출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