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김기동 GFFG CSO 이사 “노티드 오픈런 신화, 이젠 해외서 이어간다”
F&B는 ‘취향사업’…대중 공감‧만족도 충족이 관건 “한국 콘텐츠, 경쟁력 충분”…메인 스트림서 승부
2024-05-08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한국 토종 도넛’, ‘오픈런 신화’, ‘협업 맛집’. 다양한 별칭을 가진 노티드 도넛의 시초는 케이크다. 케이크 전문점으로 시작했지만 22개월 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실패를 반복하다 여섯 번째 메뉴로 택한 도넛이 지금의 GFFG를 만들었다. 한 순간 스타덤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내실을 단단히 다져왔단 평이다.
그 뒤엔 김기동 CSO 이사의 감각적인 역량과 철저한 분석이 뒷받침됐다. 김 이사는 카네기멜론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유경피에스자산운용, 하이브 투자전략실을 거치며 굵직한 빅딜과 각종 사업의 성패를 가까이서 경험한 인물이다. “GFFG가 고집하는 네 가지 성공공식이 있다. 가장 먼저, 고객에게 행복한 경험을 선사해야한다. 그 다음 재방문을 이끌어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게 만들고,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면 인지도, 매출 등 나머지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단순 외식기업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기업으로서 트렌드를 리딩하겠단 그의 비전을 들어봤다.⃟ “F&B도 ‘취향 사업’, 엔터계와 닮아있다”
김 이사는 ‘하이브’에 몸 담았던 만큼, F&B 산업계를 엔터테인먼트업계와 연관 지어 설명했다. 하나의 브랜드를 육성하는 건 아이돌을 데뷔시키고, 스타성 있는 인물 위주로 팬덤 규모를 키워가는 것과 상당 부분 닮아있단 진단이다. 그는 “F&B도 결국엔 대중의 취향 사업이기에 소비자들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선 빠르게 ‘파인 튜닝’을 거쳐야 한다”며 “매장 오픈 후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GFFG는 매장 오픈 후 SNS를 비롯해 현장 피드백을 임직원들이 직접 파악해 즉시 적용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노티드, 다운타우너, 리틀넥, 애니오케이션, 호족반, 키마스시 등 GFFG의 외식 브랜드 매장 1호점이 모두 서울 청담동 GFFG 본사 옆에 위치해 있는 이유다. 이를 통해 음식의 맛‧품질 뿐만 아니라 시각적 만족감, 팬덤 등에서 핵심 아이덴티티를 갖추게 됐다. 대중의 취향을 공략한 ‘캐릭터 엔터테인먼트’도 중요한 요소다. 노티드의 경우, ‘슈가베어’, ‘크림버니’ 등 캐릭터가 신의 한 수가 됐다. 영유아부터 청소년, 2030세대 여성·남성,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던 비결이다. 실제로 GFFG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진행하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선 10대부터 4050세대까지 유저 연령대 폭이 매우 넓단 걸 확인할 수 있다. 파스텔톤의 박스에 크림이 올라간 도넛 6개를 정갈하게 배치함으로써 ‘포토제닉’을 살린 것 역시 비결이다. 소비자 스스로 SNS에 자랑하고 싶게끔 만들어, 자체 바이럴을 꾀했다. 최근엔 패션, 신용카드, 일상용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GS리테일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아직 GFFG 제품을 접하지 못한 미래 고객을 창출하고 푸드&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김 이사는 같은 산업 간의 컬래버레이션 보다 노티드를 경험해보지 못한 고객층과 소통할 수 있는 이종 간의 컬래버를 지향한다.⃟ 국내서 ‘성공 공식’ 확인…이젠 해외서 정면 승부
올해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첫 타자는 퓨전 한식 레스토랑 ‘호족반’이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열렸고, 그동안 압축됐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단 계산에서다. 노티드의 해외진출 전략은 호족반과 다르다. 김 이사는 “K-POP의 성공은 틈새시장이 아닌, 메인 스트림 팝 시장의 공감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노티드는 K-라벨링이 아닌, 맛과 품질, 마케팅 전략 등 디저트 브랜드로서 갖춘 강점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지에서 F&B 운영 경험을 갖춘 업체부터, 부동산과 유통망을 확보한 리테일 기업까지 진출하는 국가의 특성에 맞춰 더 나은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다만, 현지 파트너가 직영점을 운영할 순 있어도,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형태로는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내에서와 같이 100% 직영 구조로 해외에 안착하겠단 포부다. 이러한 자신감엔 HQ조직에 대한 확신이 있다. GFFG는 지난해 2월 HQ조직을 구축해 ‘수평계열화’를 이뤘다. 이전까진 각 브랜드가 독립적으로 운영됐었다. HQ조직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디자인, 브랜드 기획 등 크리에이티브 중심 업무와 이 외 사업 지원적 업무다. 김 이사는 사업 지원 업무의 수장을 맡고 있다. 최근엔 해외진출, 운영 효율성 확보,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 커머스 매출 확대와 같은 중점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김기동 이사는 “음식은 식사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서 인정받고 있고, 한국에서 개발된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전환기를 맞이한 F&B업계에서 고객과 오래도록 함께 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