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흔들리는 글로벌 시장…“규제 혁신으로 내실 다져야”
미중 분쟁 등 분쟁으로 국내 성장률 전망치 하락 신산업 경쟁력 확보로 내수 시장 위기 극복해야
2024-05-07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글로벌 시장이 계속해서 요동치며, 국내 경기 회복이 늦춰지는 모양새다. 대외적인 도움 없이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려면, 산적한 규제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위기를 거쳐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외부 상황이 우호적으로 변할 수 없을 경우 경기 회복의 기회를 국내에서 찾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정체를 경고하고 있다. IMF의 전망치는 국내 기관들의 예상치보다 보수적이다. KDI는 지난해 11월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이어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도 기존과 동일한 1.8%를 유지했다. 점차 고물가 기조가 안정화되고 있지만, 경제 전반적인 뚜렷한 상승세를 가져올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각종 부정적인 전망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이 고강도 방역정책을 완화하고, 경제활동재개(리오프닝)를 발표했음에 불구하고 종합적으로 한국의 반등 기대치가 떨어지는 추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경기는 글로벌 위기와 맞물려 침체됐고, 긍정적인 여건과 부정적인 시그널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시기를 짐작하기 어렵다”면서 “글로벌 위기 회복 시점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국내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에서 찾을 해답은 규제 혁신이다. 한국은 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많은 국가로 꼽힌다. 정부는 계속해서 규제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스탠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신산업 규제개선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2019년 규제 샌드박스 등 기업 규제애로에서 도출한 △바이오 △드론 △핀테크 △인공지능(AI) 3개 분야 86개 규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4년간 개선 완료된 규제가 8건(9.3%)에 불과했다. 개선 진행 중인 건은 21건으로 파악됐다. 남은 57건은 변화가 없었고, 이중 11건은 샌드박스를 통해 실증을 진행 중이다. 개선된 8건 중에서도 현실에 맞지 않아 활용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바이오‧헬스 분야와 AI 관련 분야의 애로가 더욱 큰 실정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미래 산업으로 꼽힌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각종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연일 확대되고 있다. AI의 경우 챗GPT와 자율주행 등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만큼 바이오‧헬스 분야 못지 않은 주요 산업이다. 산업 융복합으로 2~3개 기존 산업의 규제를 한꺼번에 적용받는 중복 규제도 여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기술(IT)과 의료를 융합한 바이오·헬스 분야는 여전히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생명윤리법 등에 가로막혀 있다. 지난 4년간 바뀐 것은 유전자 검사와 연구에 대한 규제 완화 정도이고, 비대면 진료, 원격약제조, 의료데이터 수집·활용도 규제로 정체됐다. 국내 규제로 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까지 뒤처지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5대 신성장 산업의 수출경쟁력·경제 기여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5대 신산업의 세계 교역 규모는 2016년 1조6000억달러에서 2021년 3조2000억달러로 1.8배 증가했다. 전 세계 수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다. 한국의 수출 점유율은 은 5.5%에서 5.4%로 0.1%포인트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중국의 수출 점유율은 2016년 11.9%에서 2021년 13.5%로 1.6%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경제의 반등을 위해서는 각종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결과로 이어진다. 벤처‧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은 통상 1개 부처에 국한되지 않은 규제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다”면서 “신산업의 성장은 국내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