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KF-21 사업 참여 희망"…KAI, 공대지 개발 탄력
배재성 교수 "생산 단가↓, 규모의 경제 실현" 유럽·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 가능성도 ↑
2024-05-08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1단계 개발 목표인 공대공 무장 개발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가 2단계인 공대지 무장 개발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사실상 단독 진행 중이던 KF-21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KF-21 시제 2·3호기는 각각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시험탄 무장 분리 시험과 기총 사격에 성공했다. 이로써 KF-21 1단계 개발 목표였던 공대공 무장은 탐색 개발 승인 13년만에 끝나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올해 1월, KF-21은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KF-21 개발 사업에는 당초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 의향서와 협정서에 서명했다. 개발 비용의 20%를 부담해 양산 시 50여대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등 국제 프로젝트로 이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7년부터 개발 분담금을 내지않아 지난해 7월 기준 약 8000억원 가량 밀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후 국방 재정 부담을 이유로 자국 분담금을 줄여주고, 이 마저도 현금 대신 현물 출자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한국 정부의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KF-21을 수출할 수 있는 권한과 기술 전부 이전 등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이 같은 이유로 KF-21 사업이 실패로 귀결될 경우 방위사업청과 KAI를 포함한 우리나라만 '독박'을 쓰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9일 개발 착수 22년만에 첫 시험 비행을 성료해 'K-전투기'의 가능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제작사인 KAI는 내년 중 KF-21의 무장 시험과 초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공대공 무기 체계 개발이 끝나면 '블록 1' 실전 배치가 이뤄지는 등 1단계 개발을 완료한다는 것이 KAI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근 폴란드 정부와 국영 방산 기업은 KF-21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방한한 세바스티안 흐바웨크 PGZ(Polska Grupa Zbrojeniowa) 회장은 KF-21 사업 공동 개발국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는 1단계 무장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러 공대지 무장 개발이 시작되는 2단계부터 폴란드 측이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개발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어 폴란드 측이 이를 대납하고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는 전언이다. PGZ가 KAI 컨소시엄에 합류할 경우 막대한 개발 비용 부담도 덜 수 있고, 향후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추진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국-폴란드 양국은 다방면으로의 방산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면서도 "폴란드 측의 KF-21 개발 참여에 관한 정부 간 공식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업 간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최 대변인은 "PGZ로부터 공동 개발 의향서를 접수하면 본격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부연했다. 배재성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폴란드가 KF-21 개발 사업의 일원이 된다면 생산 단가가 낮아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가 더욱 용이해진다"며 "여러 모로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KAI는 록히드 마틴과 손잡고 500~700여대로 추산되는 미 해군 전술 대체 항공기(TSA)·신규 항공기(UJTS)·공군 전술 입문기(ATT) 사업 수주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