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 ‘부실’ 낙인에 “억울해”

주요 건전성 지표 모두 ‘양호’…우려 큰 PF 규모도 가장 적어

2023-05-08     홍석경 기자
27일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저축은행들이 여신 부실화 우려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저축은행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도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악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이미 부실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두는 등 선제적인 대응으로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우려가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5.1%로 전년 말(3.4%)대비 1.7%포인트(p)상승했다. 이 연체율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포함한 총여신에 대한 연체율이다. 업계 연체율은 지난 2016년 말 5.8%를 기록한 이후, 2018년 말 4.3%, 2020년 말 3.3%까지 낮아졌다가 작년 말 3.4%로 소폭 반등한 이후 악화하는 추세다. 다만 업계에선 과거 연체율 수준을 고려시 아직은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주요 건전성 지표 모두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1분기 평균 자기자본비율(BIS)은 13.6%로 증자 등 자기자본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말(13.15%) 대비 0.45%p 상승했다. BIS는 금융기관의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나타낸다. 저축은행의 BIS는 법정 규제비율(7~8%)과 금융당국의 권고비율인 11%를 크게 상회한다. 현금 동원력을 뜻하는 유동성비율 역시 241.4%로, 법정기준인 100%를 훨씬 넘어서는 141.4%p를 나타내고 있다. ‘회수 불가능한 여신’에 대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법정기준인 100%를 초과했다. 개인 고객이 많은 상위 10개사의 대손충당금은 작년 말 기준 3조2184억원으로 전년 말(2조5568억원) 대비 약 26% 늘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오케이저축은행이 1조1413억원으로 가장 많이 쌓았고, SBI저축은행 5268억원, 웰컴저축은행 4701억원, 페퍼저축은행 2365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2123억원, 애큐온저축은행 1995억원, 모아저축은행 1219억원, 다올저축은행 1186억원, 상상인저축은행 1088억원, OSB저축은행 820억원 순이다. 회수가 불투명한 고정이하 여신대비 충당금 적립비율은 모두 100% 이상을 충족했다. 우려가 큰 PF 대출 규모만 봐도 전 금융권과 비교해 저축은행이 가장 적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업권별로 PF 증가폭(2021년 말 → 작년 말)은 캐피털 업체 등 여신전문금융사가 7조3000억원(19조5000억→26조8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어 은행(6조8000억원, 32조2000억원→39조원), 보험(2조3000억원, 42조→44조3000억원), 저축은행(1조원, 9조5000억원→10조5000억원)의 순이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PF 등에서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어 고위험 여신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기 침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둔 상황이라 아직까지 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반면 일각에선 저축은행이 보유한 브릿지론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 등이 특정 부동산개발사업장의 개발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높은 이자를 내고 빌려 쓰다가 사업이 진행되면서 자산가치가 높아지고 사업성이 좋아져 리스크가 줄어들게 되면 제1금융권의 낮은 이자의 자금을 차입하는 방식이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부실위험이나 기대손실률이 본PF보다 높은 브릿지론 비중이 자기자본의 100%를 상회한다”며 “증권사의 10배를 초과하며 캐피탈사와 비교해도 4배 이상이다. 표본 수집 시기가 다르고 저축은행 표본집단의 수가 부족함을 감안하더라도 큰 차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