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현대차·LG, 180조 서비스로봇 시장 선점 경쟁
삼성, 연내 보행 보조 로봇 'EX1' 출시 계획 현대차, 헬스케어·고객응대 로봇 개발에 주력 LG전자, 서비스로봇 '클로이' 라인업 5종 구축
2023-05-08 신지하 기자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7년 시장 규모가 18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서 적극적이다. 아직 성장 초기 단계인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선점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로봇 사업에 힘을 쏟으며 주도권 잡기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화된 비대면 문화에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 사회 문제가 맞물리면서 로봇이 이를 해결할 핵심 열쇠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용 분야에서는 일본과 독일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진다고 판단, 물류·식음료·헬스케어 분야 중심의 서비스 로봇 사업에 힘을 더 싣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해당 시장은 오는 2027년 1409억4000만달러(약 18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전자, 웨어러블 형태 'EX1' 연내 출시
로봇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점찍은 분야다. 이 회장은 2021년 로봇과 인공지능(AI)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 내 로봇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지난해 말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으며, 특허청에 로봇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로봇사업은 헬스케어와 생활 등 서비스용 로봇에 초점을 뒀다. 지난해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는 AI 아바타와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와 가사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 봇 아이는 사용자 곁에서 함께 대화하며 이동하는 상호작용 로봇이다. 사용자를 보조하는 기능과 함께 원격지에서 사용자가 로봇을 제어하는 '텔레프레즌스'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로봇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을 넘어 협동로봇, 웨어러블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연내 웨어러블 형태의 보행 보조 로봇인 'EX1'을 선보일 계획이다. 협동로봇 전문업체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율도 14.99%까지 끌어올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안으로 음식 서빙 로봇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 헬스케어·고객응대 로봇에 집중
현대차도 중점 신사업으로 로봇을 꼽고 다양한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로봇 분야 투자는 공장 등 산업용보다 헬스케어와 고객 응대 등 서비스용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착용로봇 통합 브랜드인 '엑스블'의 상표를 등록하고 라인업을 갖춰 의료, 산업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아산병원에 엑스블 브랜드의 첫 제품인 '엑스블 멕스' 2대를 기증했다. 이 로봇은 현대차의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의료용 착용로봇으로 보행이 어려운 이동 약자의 하지 근육 재건과 관절 운동을 돕는다. 걷기와 서기, 앉기, 계단 오르내리기, 좌우 회전 등 5개 동작을 지원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9년 경기 의왕 연구소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랩을 신설했다. 로보틱스랩은 웨어러블 로봇 '벡스'와 룸서비스와 고객 안내를 위한 '호텔 서비스 로봇', 차량 판매 서비스 로봇 '달이' 등을 개발했다. 현대차 전시장에서 운영됐던 달이는 고도화 작업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기아 전시장에 투입됐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6월 약 1조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로봇 전문업체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인수했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사례로 이후부터 현대차의 로봇 사업이 한층 본격화했다는 평가다.◇LG전자, 서비스 로봇 '클로이' 5종 라인업 구축
LG전자는 일찌감치 로봇을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클로이' 브랜드를 앞세워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 2003년에는 국내 기업에서는 처음으로 로봇 청소기인 '로보킹'을 공개한 데 이어 클로이 가이드봇을 비롯해 서브봇(서랍형·선반형), UV-C봇, 캐리봇 등 총 5종의 로봇 라인업을 구축했다. 서브봇의 경우 2020년 1세대, 2021년 2세대에 이어 올해 4월 3세대까지 출시됐다. 3세대 서브봇은 처음으로 자동·수동 겸용 충전 방식을 도입했으며, 전작에 비해 주행 영역이 대폭 확대됐다. AP 없이 로봇 간 통신이 가능해 10대 이상의 로봇도 동일 공간에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로봇 분야를 각별히 챙기고 있다. 구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하며 로봇 개발을 본격화했다. 2020년에는 로봇 사업센터를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로 이관,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해 왔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전자의 로봇사업 매출이 300억원에서 2025년 13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