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로' 유인태, 與 친윤 모임 강연…"윤 대통령 이재명 만났어야"
'한국 정치 이대로 괜찮은가' 주제 강연 "다당제 개혁 필요"…정치 관련 법 개선 필요성도 강조
2024-05-09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야당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여야 대립에 대한 원인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한번 만났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유능한 정당, 일 잘하는 여당이 국민들이 바라는 첫 번째 판단 기준"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친윤석열계 국민의힘 의원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의 강연자로 나선 유 전 사무총장은 9일 국회에서 '한국 정치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선거제 등 정치 개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이 대표가 대선에 졌으면 당 대표에는 안 나가길 바랐는데 본인이 선택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훌륭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도 4년이 지나면 국민 인식 속에 다 몹쓸 사람이 돼버린다"며 "이런 현상이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이 '0선'이 되는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우리 국회와 정치가 굉장히 위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 관련 법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런 불행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당 혹은 3당 정도로 국회가 재편되고 주요 정당의 의석 수가 100석, 나머지 정당이 30석 정도를 차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정당을 해도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태영호 최고위원 사이에 공천과 관련한 대화가 오간 상황을 겨냥하며 "요새 국민의힘이 공천을 갖고 전부 거기에 목을 매고 한다"고 비판했다. 공천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나서서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걸 경선에 맡기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인위적으로 하려면 여러 부작용만 생긴다"고 여당이 공천에 연연하는 행태를 꼬집었다. 이어 "여당이 실력을 쌓고, 유능함을 제대로 평가받고 활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유능한 정당, 실력 있는 정당, 정책 주도권을 가지고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공감'은 국민의힘 의원 74명이 참여하는 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이다. 현재까지 7차례 열린 모임에서 야권 인사가 특강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전 사무총장은 3선 국회의원과 참여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원로 인사다. 이날 모임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당 소속 의원과 원외 인사 4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