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노재팬은 옛말”…유통가에 일본 바람 거세진다
포켓몬빵에 이어 일본 맥주도 ‘품절 대란’ 일본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1위는 한국
2023-05-09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최근 한일정상회담 이후 한일 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국내에서 거세게 일었던 ‘노재팬(No Japan)’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일본 관련 마케팅을 시작했으며, 일본 관련 상품들에 대한 인기도 날로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 때 매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일본 맥주와 먹거리 등이 속속 다시 등장했다. 일부 제품의 경우 품귀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식품업계에서는 일본 콘텐츠를 활용한 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방한하는 일본인 관광객과 일본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관광객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 정부는 골든위크를 앞두고 공항 검역 해제를 결정하면서 증명서 제출 의무가 모두 사라졌다. 기존에는 일본 방문시 72시간 이내 검사한 코로나19 음성증명서나 백신 3차 접종증명서 중 하나를 요구했지만, 지난달 29일부로 이러한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국 정부도 ‘외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일본, 대만, 홍콩, 미국 등 22개국 대상 전자여행허가제 면제방안과 국제항공 노선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일본 골든위크 기간 한국을 입국하는 외국인(17만3774명) 4명 중 1명은 일본인(4만4933명)이었다.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재개한 이후 한국인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 1월 방문한 관광객 150만명 중 약 56만5000명이 한국인이었다. 이는 대만(33만명)이나 미국(32만명) 관광객들보다 월등히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리상 한국과 일본은 비행거리가 짧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본 여행 상품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2019년 노재팬이 일었을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일본 콘텐츠를 활용한 먹거리들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2월 SPC삼립이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 캐릭터를 사용해 출시한 포켓몬빵은 메가 히트를 치며 품절 대란이 일었다. 최근엔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인기를 끌며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시작된 ‘노재팬’은 사라졌다고 볼 수 있지만, 한일 관계가 한두 번만 삐끗해도 불매 운동이 다시 번질 수 있는 만큼 아직은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