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1년 자평…"외교·안보 큰 변화 이뤄"
12분간 생중계 국무회의 모두 발언 한일 관계 개선·한미 동맹 강화·한미일 안보 공조 성과 집값·마약 문제, 문 정부 작심 비판 "거야에 가로 막혀"
2024-05-09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 개선, 한미 동맹 강화, 한미일 안보 공조 등을 성과로 꼽으며 "대통령직에 취임한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 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뤄진 분야도 없다"고 자평했다. 반면 경제·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여소야대 상황으로 인한 한계를 언급하며 집값 급등과 마약 범죄 등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1년 간을 돌아보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언은 12분에 걸쳐 생중계됐으며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 형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최대 성과로 '외교·안보'를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1일 만에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이 실질적으로 재건됐다"며 "지난해 6월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자유의 연대를 구축하고, 세계 안보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12년 만의 서틀 외교 복원 등을 언급하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한일 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서로 교류 협력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면 한일 관계가 과거 가장 좋았던 시절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1년 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40조원 규모 MOU 체결 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대규모 오일 머니의 국내 투자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벤처,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미 안보 체계 강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경제·국정 운영과 관련해선 여소야대 상황에 따른 한계를 지적하며 문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 시장 반칙 행위 감시 체계의 무력화는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를 활개 치게 만들었다"며 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약 범죄 급증에 대해서도 전임 정부의 실정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검찰 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떠했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목격하셨다"며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중요 마약 범죄에 대한 법 집행력을 회복하고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마약 청정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정부가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렸다고 언급하며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고 밝혔다. 국정 과제가 '거대 야당'에 발목 잡혀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 모두 야당의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며 "체감할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