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 여름도 '물폭탄' 예고… 건설현장·반지하 괜찮을까?
우기 앞두고 정부·지자체 위험 시설 점검 시작
2024-05-10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장마철을 앞두고 최근 건설현장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신축공사 현장이나 폭우에 침수되기 쉬운 반지하 주택에 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엘니뇨가 예측보다 한 달 앞선 5~7월부터 발달해 가을 들어서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니뇨가 시작되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경향이 있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공사현장은 혹시 모를 붕괴사고를 위해 안전조치를 한 뒤 일정기간 휴식기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최근 인천 건설현장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022년 8월에는 기록적 폭우로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지역이 침수되면서 반지하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에 불안감이 확산되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본격적인 안전점검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부터 우기 대비 건설현장 안전점검을 추진한다. 점검현장은 작년 1782곳에서 올해 2053곳으로 늘어났다. 올해에는 붕괴 우려가 있는 곳과 더불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에도 조사를 진행한다. 기술안전정책관 총 11개반 842명이 투입해 수방대책부터 옹벽·동바리·레미콘 등까지 전면 점검하고, 지자체 차원에서도 자체 점검에 나서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25개 자치구의 반지하 주택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당초 시는 인력·예산상의 문제로 표본조사만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성동구가 단기간 전수조사를 마치며 방침을 바꿨다. 자치구들은 이에 발맞춰 폭우 피해 위험이 높은 반지하 주택부터 하수역류방지기와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중이다. 시가 제시한 근본 대책은 반지하 주택 근절이다. 이를 위해 임대료를 지원하고 공공임대를 도입하는 등 거주민의 이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쳐진다. 예산과 구체적인 방법론 없이는 형식적인 대책 남발에 그칠 수 있어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반지하 세입자들은 이주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정책이 이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정작 필요한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근본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