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소상공인‧자영업자 “업종‧규모별 차등화 실현해야”
지급능력 차이 고려한 업종별 차등화 필요 小工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은 부담”
2023-05-10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내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업종‧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사용자의 지급능력 차이를 고려해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을 달리 정하는 제도다. 현행 최저임금법 4조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이 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취지라면,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은 공정하지 못한 경영환경에서 취약한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며 “양극화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겨우 버티는 소상공인은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으로 인한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은 소상공인이 고용을 유지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 매출을 증가시킴으로서 지속가능한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종별로 다른 지급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충도 심화시키고 있다는 의견이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미용업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건비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현재 최저임금은 이러한 업종의 특성을 배제한 채 결정돼 새로운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의 수많은 미용학과 학생들은 최저임금의 장벽에 발이 묶여 있고, 전 세계에 K-미용을 전파해온 미용업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중소형 미용실은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토로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난 2일 전원회의에서 “올해는 정부 용역을 통해 여러 검토가 있었으니,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 중심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심도 깊은 논의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적용은 최저임금 도입 취지에 반하고, 노동자 간 계층을 만들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업종이 다르다고 필요한 생활비가 다르지 않으므로 최저임금법의 관련 근거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이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에 비춰볼 때 사업의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달리하는 것은 위헌이고 위법이며, 구분 적용 시 해당 업종에 대한 낙인 효과가 우려된다며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