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연대 연석회의 ‘대선개입 진상규명’ 촉구

특검·관련자 해임 등 요구...새누리선 "신야합연대" 비판

2014-11-12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민주당과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측 등 야권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등 각계 주요인사 100여명은 12일 첫 연석회의를 열고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실시, 김기춘·남재준·황교안 등 관련자 해임과 처벌, 관권선거 재발방지 등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지난 대선 이후 처음으로 범야권이 한자리에 모여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범야권 연석회의’라는 이름으로 회의를 가졌다.이날 회의에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 안 의원 등 야당 대표인물들과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 소설가 황석영 씨,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 나승구 천주고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장주영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지관스님,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 남부원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연석회의는 이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채택했는데, 여기에는 △국가기관 선거개입의 전모와 은폐축소, 수사방해 등 일체의 외압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즉각 실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남재준 국정원장·황교안 범무장관 즉각 해임 △관권선거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입법 단행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특히 이 세 가지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각계 각층, 각 지역으로 시국선언운동을 확대하고 ‘온라인 민주주의광장’을 개설해 1인 시국선언운동 및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불법 대선개입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의 의지가 있다면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를 수용해야 한다”면서 “연석회의가 대한민국의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천 대표는 “국정감사 전에 (야권이) 합의한 국정원 개혁 단일 법안 제출에 속도를 내야 한다. 또 모두가 동의한 특검 또한 이번 정기국회 내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민주주의와 복지의 동반후퇴를 막기 위해 야권의 정치력도 모이고 있다. (정부·여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에는 눈치 보지 말고 시원시원한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연석회의는 야권뿐 아니라 여권을 망라하는 범국민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연석회의가 대립을 끝내고 미래와 민생을 여는 열쇠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런 진정 어린 노력에도 정부와 여당이 대화를 거부한다면 국민이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연석회의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진상규명’이라는 특정이슈를 다루는 일시적 모임이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제기되는 ‘신(新)야권연대’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은 연석회의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에서 ‘민주-정의-안 의원’간 선거연대 혹은 정책연대로 발전하는 토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범야권 연석회의를 ‘신(新)야합연대’로 규정하고 날선 발언을 쏟아내며 비판했는데, 특히 민주당을 겨냥해 ‘이번 야권 연석회의는 그간의 장외투쟁 실패를 만회하려는 민주당의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민주당을 비롯해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 시민연대 등이 참여하는 신야권연대가 출범한다고 한다”며 “민주당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 외에는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장외투쟁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 신야합연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