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 더 심각” 지방銀 연체율 2배로
경기침체에 주고객인 中企 상환능력 저하
2024-05-1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경기침체가 지속하면서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대부분 지방은행에서 연체율이 2배 가까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 전망도 밝지 않아 우려하는 시각이 크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 등 지방은행 5곳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을 살펴본 결과 전북은행은 1.19%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2%포인트(p) 증가했다. 전북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악화했다. 다른 지방은행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대구은행의 연체율이 0.24%p 늘어난 0.54%를 기록했고, 광주은행 0.46%(0.17%p↑), 부산은행 0.33%(0.13%p↑), 경남은행 0.33%(0.04%p↑) 로 집계됐다. 지방은행 연체율이 악화한 배경은 지역경제를 이끄는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이 저하된 영향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아울러 지난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 등으로 중기 경영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도 늘면서 상환능력이 저하된 상황이다. 전체 대출 증가액의 60% 이상을 중기에 대출하도록 하는 중소기업대출비율도 지방은행의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중기비율은 신용도와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은행 자금 이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1965년 도입한 제도다. 지금껏 중기비율은 시중은행에 45%, 지방은행에 60%가 적용됐다. 다만 이 비율은 오늘 7월부터 50%로 하향조정 된다. 중·저신용 차주들이 많다는 점도 지방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월 중 지방은행 5곳에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6.75~11.38%로 나타났다. 이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 평균 대출금리인 5.89~6.47%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기 회복 시점이 가늠하기 조차 어려운 시기라 한동안 지방은행에 대한 건전성 우려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업황 전망을 보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부산 75, 대구·경북 72, 전북 77로 나타났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