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쿠팡 길들이기' 나선 택배 노조…폭행 등 악화일로
황용식 교수 "민주화 이후 세 불린 노동계, 폭력적 카르텔화"
2023-05-11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쿠팡과 자회사 CLS를 상대로 '불공정 계약서'를 파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직원들을 폭행해 사측이 노조를 관계 당국에 고소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지난달 24일 쿠팡 자회사 CLS에 지회를 결성했다. CLS지회는 창립 선언문을 통해 "쿠팡이 분류 작업 외에도 프레시백 회수 업무 강요 등 부당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배달 업무 말고도 일 평균 133분에 달하는 분류 작업을 택배 기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동 시간 단축과 고용 보험 가입 등 제반 조건을 들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쿠팡 기사들이 주당 평균 5.9일, 일 평균 9.7시간 근무해 격무와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며 약 30%는 산업 재해 보험과 고용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도 한 바 있다. 그러나 쿠팡 측은 CLS 기사들이 국토교통부 등과의 합의를 통해 도출해낸 하루 12시간, 주 60시간 초과 금지 원칙보다 좋은 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주당 45~50시간 가량 일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쿠팡이 직고용한 적 없는 퀵플렉스 근로자들로, CLS와 계약을 맺은 물류 회사 파견직이기도 하다. 또한 2015년부터 분류만 전담하도록 쿠팡은 전국 배송 캠프 해당 업무에 5000명 이상의 인력을 꾸려뒀고, 프레시백 세척도 별도 조직이 담당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쿠팡과 택배노조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던 중 폭행 사건도 생겨났다. 지난달 24일 택배노조는 지난달 24일 오후 9시 경 경기 용인 소재 쿠팡 3캠프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 직원 목덜미를 온몸으로 감싼 원모 택배노조 경기지부장은 그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쳤고, 다른 남성의 얼굴에는 주먹질을 했다. 황모 분당지회장은 지난달 26일 용인 쿠팡 창고 정문에서 전속력으로 달려가 서있는 직원을 어깨로 밀쳤다. 피해 직원은 이 충격으로 2m 가량 밀려나가 바닥에 넘어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실려간 그는 척추 골절상을 입었다. 경찰은 황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회사측은 해당 인물들에 대해 형사 고소로 대응했다. 한편 지난해 2월 택배노조원들은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다 본사 1층 로비 유리문을 파손하기도 했다. 불법 점거 기념 인증샷을 남기기도 한 이들은 3층 사무실도 점거해 직원 30여명을 폭행했고, 옷이 찢기기도 한 한 회사 관계자는 목에 깁스를 차기도 했다. 때문에 지난해에 벌어졌던 노조의 폭력 사태가 올해도 재현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처럼 사회적 갈등이 막심한 가운데 택배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엄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노동 세력은 민주화 운동을 거치면서 급격히 세를 불리며 폭력적인 집단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는 공고한 노동 카르텔을 깨부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