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엔데믹‧세대교체에…희비 갈리는 유통街
소비심리 되살아날까…‘희망론’에 전 방위 업계 전략 재정비 돌입 ‘원가압박’ 식품, 실익 확대 총력…‘코로나 수혜 끝’ 와인, 성장 제동
2023-05-11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유통업계가 엔데믹, 세대교체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간 국내 유통기업들은 코로나19, 리오프닝, 고물가 장기화, 잘파(제트+알파)세대의 등장 등 다양한 대내외적 변수로 파고를 겪어왔다. 최근 들어선 외출 증가로 패션‧외식업계는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홈술 트렌드로 코로나 수혜를 입었던 와인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각 업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각 기업들은 적자 매장 철수, 신사업 발굴 등 갖은 방법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비상사태를 끝내고 일상으로의 완전한 회복을 알리는 ‘엔데믹(일상적 유행)’을 공식 선엄함에 따라 채널, 식품, 패션, 뷰티, 이커머스 등 전방위 업계의 전략 재정비가 전망된다. 최근 식품기업들은 전반적인 외형 확대를 이뤘지만,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 내실에선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원가 부담에 따른 N차 가격 인상을 연이어 단행해왔으나 잠재 손해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질적인 영업익 증대까진 이루지 못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한파, 정부의 압박 등으로 인해 원부자재 원가 상승분만큼의 가격 상향 조정이 불가능했단 게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5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었다. 소비심리 한파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가 부담 등 업황난이 원인이 됐다. 이번 엔데믹 선언으로 소비심리 회복에 청신호가 켜진 만큼,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와 원가혁신을 추진해 수익성을 제고한단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쇼핑 트렌드 변화 역시 주목된다. 지난 3년여간의 코로나 펜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커머스는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반면 대형마트는 지속된 영업 실적 지표 악화에 허덕였다. 반등 카드가 절실해진 시점에서 정부의 엔데믹 선언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무휴업일이 일요일에서 평일 전환된 점 역시 반등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대형마트들은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 및 리뉴얼에 착수, 수익성 중심 사업 전환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류업계 판도도 변하고 있다. 와인은 코로나 기간 동안 홈술 문화의 확산과 음용 트렌드의 고급화 등으로 유례없던 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코로나 수혜가 끝나자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실제로 금양인터내셔날, 신세계L&B는 지난해 각각 영업익이 전년보다 29%, 45%씩 감소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와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소수의 수입상이 와인 사업을 독과점하던 시장구조를 깨뜨렸고, 작황 부진에 고환율이 겹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것이 직격타를 미쳤다. 롯데칠성의 실적에서 그 여파가 여실히 드러난다. 소주‧청주 매출은 늘었지만, 맥주‧와인 판매 부진으로 올 1분기 전반 영업익이 전년 비 감소했다. 차별화된 상품 확보, 공급 채널 확대, 소비자 접점 늘리기 등이 과제로 주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엔데믹 선언 전에도 거리두기 해제, 리오프닝 등 업계는 굵직한 전환점을 맞이한 바 있지만 근본적인 경영제반 비용과 소비심리가 수익성에 결정적 역할을 미쳐왔다”며 “이번 엔데믹 전환이 공식화됨에 따라 각계 제도 및 전략 개선이 보다 더 활발해지며, 수익성 제고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