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저신용자대출 ‘막고’ 카드사 ‘풀고’

중금리 대출 약 40% 급감…카드론 이용은 50% 늘어

2023-05-14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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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문을 걸어 잠그는 반면,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한동안 막아뒀던 급전창구를 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경기침체로 인해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저하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부담이 커지자 대출 승인에 깐깐해진 분위기다. 반면 카드사들은 최근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 완화에 따라 공급 여력이 나아지면서 대출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분기 저축은행들의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사잇돌 대출 제외) 금액은 총 1조668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7595억 원보다 1조910억 원(3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민간 중금리 대출 건수도 14만6683건에서 11만516건으로 3만6167건(24.7%) 줄었다. 자산 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중금리 대출 실적은 3610억 원으로 작년 1분기(6760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규모 역시 같은기간 1910억 원에서 1250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밖에 다올저축은행(1956억 원→1182억 원), 애큐온저축은행(1806억→1112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1656억→1001억원) 등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대부분 공급 규모를 줄였다. 반면 한동안 대출 문턱을 높였던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공급을 재개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받기 어려웠지만, 올해 여전채 시장이 안정화하면서 대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의 이용액 총액은 각각 12조6000억 원, 카드론은 9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해서 모두 50% 이상 급증했다. 중·저신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다른 대출 상품보다 심사가 까다롭지 않아 급전창구로 불린다. 카드사의 조달 부담이 낮아진 가운데, 대출 수요까지 늘면서 이용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경기침체 여파에 저축은행과 카드사 모두에서 연체율은 악화하는 모습이다. 79개 저축은행도 1분기 평균 연체율이 5.1%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보다 1.6%p 높아졌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평균 연체율 역시 1.23%로 지난해 같은 기간 0.83%보다 약 0.40%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