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회 중 의식 잃은 관중, 심판진의 빠른 응급처치로 의식 회복
2024-05-12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심판진의 기민한 대응이 관중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관중을 구했다.
지난 11일 강릉강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23 금강대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6조 예선 충남예산삽교FC와 강원춘천시체육회의 경기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본부석 맞은편에 있는 관중석에서 50~6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대기 중이던 심석우 심판과 김유영 심판이 이를 발견해 이승준 주심에게 알렸고, 이 주심이 즉시 경기를 중단하며 응급 조치에 나섰다. 심석우 심판과 김유영 심판은 제세동기를 챙기고, 곧장 경기장을 가로질러 뛰어가 관중석에 쓰러진 남성에게 향했다. 먼저 김유영 심판이 쓰러진 남성의 기도를 확보했고, 심석우 심판은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경기를 진행하던 박진성 2부심은 구급상자를 챙겨왔다. 박 부심은 긴박하게 뛰어오다가 넘어져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심석우 심판은 “이미 중등리그와 동호인 축구 심판을 하면서 쓰러진 선수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해본 경험이 있다”며 “대한축구협회에서 받은 교육과 예전의 경험 때문에 그렇게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주심을 맡은 이승준 심판은 “후반 중반에 공이 밖으로 나가서 2부심 쪽을 봤는데 관중석에 어떤 분이 쓰러져 계셨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는 게 느낌이 이상해서 일단 경기를 중단시키고 그 쪽으로 갔다. 쓰러진 분이 의식이 없어 보여 바로 의료진을 들어오라고 하고 경기를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매년 1회 심판보수교육을 통해 소속 심판들에 대한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의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심판은 “심판보수교육 때 심폐소생술 교육을 매번 받아왔다. 선수들이 경기 중 의식을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관중이 쓰러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데 일단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경기보다 중요한 게 사람 생명이라 바로 경기를 중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심판진의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해당 관중은 의식을 회복했고, 4분 이내에 도착한 응급차로 후송됐다. 상황 정리 후 해당 경기가 재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으로도 심판들에 대한 체계적인 응급처치 교육과 현장 대처 방안 마련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