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실적 가뭄에 ‘혜자카드’ 사라진다
작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210종 단종 주요 카드사들, 혜택 줄이며 비용절감
2024-05-14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고금리 속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혜택을 줄이며 비용을 절감하는 모습이다.
14일 여신금융협회 집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부터 올해 3월 말 기준 단종 카드는 총 210종이다. 신용카드 169종과 체크카드 41종이 사라졌다. 최근 들어서도 혜자 카드로 불리던 알짜배기 카드들은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제로 모바일 에디션2' 할인·포인트형 2종을 이달 31일부터 신규·교체·갱신 발급을 중단한다. '제로 모바일 에디션2'는 조건없이 전 가맹점에서 할인해줘 대표적 알짜 카드로 꼽혔다. 온라인쇼핑몰이나 온라인배달 등 모바일 영역에서 1.5% 청구할인을 제공하는 점도 매력으로 꼽혀왔다.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모습이다. 최소 35만원을 사용하면 총 5만원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 신한카드도 발급이 중단됐다. 실적 조건이 없는 데다 매달 5000원 이상 70회를 사용하면 사용금액의 15%를 캐시백해줘 혜택이 컸다. 신한카드는 캐시백 5% 혜택을 주는 ‘신한 딥에코 카드’ 역시 신규 발급하지 않고 있다. 삼성카드도 혜택을 대폭 줄였다. 지난달부터 8개 손해보험사(DB·KB·한화·롯데손보, 흥국·삼성·메리츠화재, 현대해상)가 취급하는 자동차보험에 대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부터 프리미엄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이자할부도 축소해 운영 중이다. 변경 전 무이자할부 개월 수는 카드 등급에 따라 ▲티타늄 2~6개월 ▲플래티늄 2~5개월 ▲골드 2~4개월이지만 올해부터 ▲티타늄 2~4개월 ▲플래티늄 2~4개월 ▲골드 2~3개월로 최대 2개월 줄었다. 카드사들이 알짜 카드수를 줄이고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 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속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 여파로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카드는 올 1분기 모두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실적 악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하나카드로 지난 1분기 전년 동기(546억원) 대비 무려 63% 감소한 202억원의 순이익을 벌었다.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855억원) 대비 46.43% 감소한 458억원을 벌었다. KB국민카드는 1년 전(1189억원)과 비교해 31% 줄어든 820억원을, 삼성카드는 1608억원에서 1455억원으로 1년 사이 9.5% 줄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분기 175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67억원으로 5.2% 줄어든 순이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