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중 경협 좌초 위기… 수출中企 리스크 ‘촉각’
지난달 대중국 수출, 전년比 26.5% ↓ 수출기업 절반, “대중 수출 위축 체감”
2023-05-14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7개월 연속 이어지며 중소 수출기업들이 ‘중국 리스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종료하자 그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한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그러나 리오프닝 효과는 사실상 미미했다는 평가다. 중국의 내수 경제와 서비스업 등은 회복세를 보였으나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회복세를 타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했다. 코로나19 기간 중국의 자급률도 함께 높아지며 한국의 수출 지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제조업을 재고하는 등 자체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 접어서면 무역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대중 수출기업들은 올해 내로 이러한 부진 흐름이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대중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중 수출기업의 절반에 달하는 50.7%가 “올해 들어 대중 수출의 위축과 부진을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중국의 기술자립도 향상에 따른 국산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점을 근원적인 문제로 짚었다. 회복 시점에 대해선 40%의 기업이 2~5년 후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야 회복 가능(27.3%)’,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술향상에 따라 예년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울 것(17%)’, ‘중국 리오프닝 효과 가시화로 금년 안에 회복 가능(15.7%)’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올해 안에 대중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기업은 전체의 84.3%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대중 수출이 당분간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경기 부진 완화, 중국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IT 경기의 회복 시점 및 속도와 더불어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이 대중 수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색되는 한중관계 역시 위험 요소다. 일각에선 ‘제 2의 사드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리오프닝을 선언했을 당시, 국내 수출기업들은 그간 막혀있던 수출길이 확대돼 실적 회복을 기대했지만 생각만큼의 효과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수출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중관계 경색으로 인해 수출 중소기업 및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은 현 사태에 모든 촉각을 기울이며 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