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프란치스코 교황 접견…伊 총리 "우크라 승리에 베팅"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받은 이후 첫 이탈리아 방문 교황 "희생자 위한 인류애 필요"…伊 지도자들 지원 약속 젤렌스키 "평화는 정의·국제법 통해 되찾을 수 있어"
2024-05-14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총리 등 이탈리아 지도자들이 13일(현지시간) 수도 로마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멜로니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10개 평화 공식'을 지지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전쟁 이후에도 지원할 것을 밝혔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고한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인류애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총리 관저인 로마 키지궁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통역 없이 약 70분간 영어로 회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방문한 건 러시아 침공을 받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멜로니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협상에서 강력한 입장에 서야 한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10개 평화 공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 철수와 정의 회복, 핵 안전과 식량 안보 등 10개 평화 공식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뿐만 아니라 나머지 유럽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전쟁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에 베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탈리아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이탈리아 정치인들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직접 볼 필요가 있다며 초청 취지를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를 만나기에 앞서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 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우리는 전적으로 당신 편이다. 환영한다"며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재정, 인도주의, 재건 지원을 전폭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도 접견했다. 젤렌스키와 교황의 만남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교황청은 성명을 내고 "약 40분간 진행된 면담은 전쟁이 계속되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정치적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며 "교황은 가장 연약하고 무고한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인류애의 몸짓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교황을 접견한 뒤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비극에 관심을 가져준 교황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납치된 어린이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