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출 전선 초비상…반도체·대중수출 부진에 앞날도 '깜깜'

무역수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적자 규모 300억달러 육박 반도체·中 수출 부진 지속...대중 무역적자는 7개월째 이어져 KDI "반도체·중국 경제 회복 더디면 성장세 둔화 우려"

2024-05-14     염재인 기자
우리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올해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반도체 산업 위축과 대중 수출 급감 등으로 14개월 넘게 '마이너스(-)'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설상가상 5월 초순(1~10일)에도 적자 행진을 보이면서 15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반도체와 함께 수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대중 수출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째 감소세가 계속되면서 향후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반도체와 대중 수출 부진이 이어진다면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관세청 자료를 <매일일보>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10일까지 131일간 무역적자 규모는 294억12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무역적자(105억3800만달러)의 2.8배 수준이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적자를 썼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6.5일로 지난해와 같아 일평균 수출도 10.1% 줄었다. 무역수지는 이달 초순(1~10일)에도 41억6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15개월 연속 적자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수출이 늘었지만, 수입이 더 많이 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작년 동기 대비 5.7% 줄어든 186억5400만달러였다. 15개월 적자 행진이 현실화한다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수출입
이중 전체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이달 초순까지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졌다. 수출이 월간 기준 7개월 이상 감소한 사례는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 부진은 반도체 경기 침체와 대중 수출 감소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5월 초순 반도체 수출도 1년 전보다 29.4% 줄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중 무역적자는 작년 10월부터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중 수출은 지난달 26.5% 감소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4.7% 줄었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도 더욱 어두워졌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기존 1.8%에서 1.5%로 0.3%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KDI는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1%에서 0.9%로, 하반기 성장률은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중국 경제 회복 파급 등이 향후 우리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가 안 좋은 이유는 대부분 수출, 반도체 등에 집중됐고 사실 내수는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반도체나 중국 경기 회복이 우리 생각과 다르게 간다면 경제성장률 1.5%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