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알락하늘소’ 포획 장치 개발
감귤과 블루베리 등 과수 나무 내부 갉아 먹지만 친환경 재배 농가 대응 어려워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은 감귤과 블루베리 과수원에 피해를 주는 해충 ‘알락하늘소’를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포획 장치(트랩)’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알락하늘소는 나무에 구멍을 뚫는 천공성 해충으로, 주로 감귤, 블루베리 등 과일나무의 돌출된 뿌리나 나무 밑동(수간하부)에 알을 낳는다. 여기서 부화한 알락하늘소 애벌레는 나무 내부(목질부)를 갉아 먹는데, 심한 경우 나무를 말라 죽게 만든다.
알락하늘소는 나무껍질 안쪽에 알을 낳은 뒤 서식하기 때문에 피해 발생 여부를 맨눈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워, 현장에서는 해충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특히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 친환경 재배 과수원에서는 효과적인 방제법이 없어 지속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올해 4월 민원이 접수된 충남 천안과 경남 고성의 블루베리 과수원 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나무(300여 그루)의 34.2%에서 알락하늘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알락하늘소 확산 방지를 위해 알락하늘소를 대량으로 잡을 수 있는 포획 장치를 개발해, 특허등록과 함께 산업체 기술이전을 마쳤다.
농촌진흥청이 새로 개발한 알락하늘소 포획 장치는 알락하늘소가 좋아하는 식물에서 추출한 휘발성 물질(카이로몬)과 유인 물질(페로몬)을 달아 알락하늘소를 유인한다. 유인제에 이끌려 포획 장치에 모인 알락하늘소는 45도로 기울어진 장치에 착지하는 과정에서 아래쪽 통에 잡힌다.
이번 연구는 알락하늘소 발생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인제와 장치 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계적으로도 알락하늘소를 대량으로 유인할 수 있는 유인제는 현재 없는 실정이다.
감귤과 블루베리 과수원에서는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포획 장치를 어른벌레(성충)가 해마다 발생하는 5월 말에 설치하고, 벌레가 알을 낳기 전 바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윤수현 소장은 “알락하늘소는 과수원에 정착한 뒤 1세대만 지나도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알락하늘소 발생 생태와 방제법을 담은 인쇄물을 제작해 농가에 보급하고, 친환경 농가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방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장선화 과장은 “올해 충남 천안과 경남 고성에서 방제를 위한 현장 교육을 추진했다”며 “알락하늘소 사전 방제와 예찰 강화를 위해 오는 2024년 신기술보급사업으로 포획 장치(트랩)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