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오를수록 외국인 자금이탈 가속”
“일시적 환율 상승, 자국통화표시채권 가치 하락 가능성 있어”
2024-05-16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원·달러환율이 오를수록 외국인 자금이탈이 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6일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기 연구위원은 ‘환율의 예측 불가능성과 비기축통화 원죄의 귀환’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표시 국채 시장의 성공적 발전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환위험을 부담하면서 국채 보유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온 만큼 향후 일시적 환율 상승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개연성 역시 함께 높아졌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기축통화 원죄(original sin) 개념은 자국통화표시 채무를 통해 외국인 자금을 충분히 조달하지 못하는 국가들의 태생적 한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국가들은 주로 단기외채에 의존한다. 국제금융 여건 악화 시 급격한 외국인 자금유출 및 환율 변동에 따라 외채부담 상승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송 연구위원은 “자국통화표시 채권에 대한 외국인 보유 비중이 상승한 국가의 경우에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이미 환위험을 전가하였기 때문에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하더라도 외채부담이 확대될 위험은 과거보다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환위험을 부담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이 탄력적으로 반응하면서 대규모로 유출될 개연성은 한층 더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국채금리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될 위험도 크다”고 전했다. 송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충격 당시 사례를 분석한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언급했다. 환율 변동에 따라 자국통화표시 채권의 가치가 탄력적으로 하락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외국인 자금유출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환율 변동을 경계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나, 환율에 대한 체계적이고 일관된 예측력을 보이는 방법론이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계의 컨센서스는 여전히 확고한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존하는 환율 예측 방법론의 한계와 더불어 내외금리차 및 경상수지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향후 시장의 예측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이나마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시장의 예측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일시적 원‧달러 환율 상승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기존 예상보다 더 탄력적으로 유출될 개연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