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가성비 PB상품은 옛말”… 자체 브랜드로 불황 극복

PB상품 합리적 가격·높은 품질 ‘강점’ 고물가 기조에 PB상품 매출 증가세

2023-05-16     강소슬 기자
유통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가 자체 브랜드(PB) 강화에 열중이다. 고물가 장기화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자 가격은 낮추고 품질을 높인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객 만족도를 높힌 PB상품의 판매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3월 ‘오늘좋은’을 포함한 롯데마트의 전체 PB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도 온라인 기준 PB ‘홈플러스 시그니처’의 매출이 36% 늘어났으며, 이마트도 PB ‘노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8% 올랐다. 과거 PB가 ‘저품질 저가격’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유통에 드는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춤과 동시에 품질을 개선하자 판매량이 큰 폭으로 뛰었다. 대형마트 업계는 PB 차별화·고급화 전략으로 다양화된 소비자 니즈를 공략 중이다. 홈플러스는 PB 초창기인 2019년 11월 고급화·차별화를 목표로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론칭한 이후 꾸준히 판매 비중을 높여 왔다. 현재까지 3000여종의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PB 브랜드 ‘노브랜드’와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피코크’를 선보이고 있다. 노브랜드는 2015년 출시 이후 품목 수가 1500개로 늘었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8% 늘었다. 론칭 10주년이 된 피코크는 2021년 연매출 4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PB 전문 MD(상품기획자)와 롯데중앙연구소와 1년간 협업해 지난 3월 마스터 PB 브랜드 ‘오늘좋은’을 새롭게 선보이며, 신선식품 및 가공식품, 일상용품, 생활 잡화의 PB 브랜드를 통합했다. PB가 효자 상품으로 등극하자 편의점 업계도 PB 경쟁에 뛰어들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저가 콘셉트의 PB 브랜드 ‘득템 시리즈’를 론칭했다. 김치, 라면, 계란, 티슈 등 고객들의 구매 수요가 높은 다양한 상품을 NB 상품의 절반 수준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해당 시리즈는 올 초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피자 한 판에 2900원인 냉동 피자 제품 ‘피자 득템’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CU에서 판매하는 다른 냉동 피자 상품과 비교했을 때 같은 중량(145g) 기준 최대 40%가량 저렴하다. GS25는 물가 안정 상품군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PB상품 전개에 나섰다. GS25의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디크’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400만개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 맞춰, 상품 수를 확대하고 품질 개선에 집중하는 중”이라며 “현재 대형마트 PB 매출 비중은 15~30%지만, 매출 증가 속도에 비춰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해 목표 비중을 30% 안팎까지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