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삼성페이 유료화 ‘네·카·토’로 번질라”

8월 삼성페이 계약 종료… 이후 유료화 전망 수수료 나눠 갖는 빅테크, 수익 분배 ‘재조정’ 관측

2023-05-16     홍석경 기자
카드사들이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카드사들이 삼성페이의 유료화 선언 이후, 이런 움직임이 네이버페이 등 다른 빅테크 업체로 확산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카드사와 삼성페이에 대한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았는데, 최근 기존 계약을 그대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주요 간편결제 플랫폼에 대한 과금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카드사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16일 여신업계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카드사에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삼성페이는 카드사들에 대해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았고, 계약은 자동적으로 연장해 왔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와 관련한 수수료 유료화 여부 등 구체적인 방침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8월 이전에 새로운 조건으로 신규 계약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방침을 두고 삼성페이의 수수료 유료화 수순 아니냐는 반응이다. 특히 최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가 카드사로부터 결제액의 최대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에게 수수료는 민감한 문제 중 하나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갈수록 본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최근 주요 수입원인 대출 영역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삼성페이에 건당 수수료까지 내게 되면 순이익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 실적은 7326억원이다. 간편결제 이용자 중 약 40%가 삼성페이 이용자로 알려졌는데, 삼성페이가 0.15% 수준의 결제수수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카드사들은 하루에 평균 4억4000만원가량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연간으로는 160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동일한 요율의 수수료를 받기보다는 규모에 따라 차등화하는 ‘슬라이딩 방식’을 제안할 것으로 본다. 다만 카드사별로 계약을 따로 체결하므로 수수료가 회사별로 달라질 수 있다. 간편결제 플랫폼 유료화가 현실화하면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크다. 올해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1분기 순이익은 총 460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8% 감소했다. 카드사 입장에선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지위를 고려했을 때 플랫폼 참여를 포기하기 어려운 위치다. 삼성페이 가맹점은 전국 300만개에 달하며 올해 2월 기준 국내 이용자 수 1600만명, 누적 결제금액 200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페이 유료화가 빅테크 플랫폼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상반기 기준 간편결제 시장의 점유율은 카카오페이 42.4%,  삼성페이 24.0%, 네이버페이 24.0% 순이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현재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결제 수수료를 카드사와 나눠 갖는데, 빅테크 업체가 수수료 분배과 관려해 재조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금융사에만 유료화 부담을 요구한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국가 중 실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독일과 중동지역 일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