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6조 불어난 기업대출 연체율 비상

연체율 전월比 0.09%p 오른 0.39%…中企 두드러져

2024-05-17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등 기업대출이 올해 들어서만 16조 원 불어났다.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 보유한 기업대출 잔액은 약 720조800억 원으로 작년 말(703조7300억 원)보다 16조원 가량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각각 9조1600억 원, 7조1900억 원 각각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실적 악화가 현실이 되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대출을 통해 자금을 미리 확보하자는 의도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국내 금융권(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모두 1874조원(은행 1221조6000억 원+비은행 652조4000억 원)에 이른다.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코로나19 직전 2019년 4분기(1263조5000억 원)와 비교해 3년 새 48.3% 늘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차주(대출자) 수 역시 작년 4분기 현재 사상 가장 많은 350만명까지 불어있다. 3년 전(230만명)보다 52.2% 급증했다. 그러나 현재 기업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9%로 전년동월 대비 0.09%포인트(p) 상승했다. 대기업은 0.09%로 1년 전보다 0.14%p 하락했지만, 중소기업은 0.47%로 0.15%p나 올랐다. 한은도 실물경기 둔화와 일부 취약업종,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분기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차주 신용위험지수는 28로 전분기보다 3p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등 한시적인 금융 지원이 종료되면 연체율이 급증하는 등 부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은행들은 고정금리 특별대출이나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연착륙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