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PF 부실우려에 충당금적립 진땀

PF 대출액 상호금융 4조8000억원 대손충당금 비율 100%→130%

2024-05-17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상호금융업권의 부동산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충당금 적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업 및 건설업 관련 대출 대손충당금 비율을 현행 100%에서 13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관련 대출 현황도 1개월 단위로 보고받아야 한다. 대손충당금은 부실채권에 대응하기 위해 쌓는 적립금이다. 대손충당금 비율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PF 부실 우려가 불거지면서 손실 흡수능력을 높이고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독규정 개정 이유에 대해 “상호금융업권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건설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불확실성 확대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토록 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F 대출 잔액은 지난 몇 년 새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금융권 PF대출 건전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금융업권 PF 대출 잔액은 2021년 말 11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보험업계(44조3000억원) 은행(39조원), 여전사(26조8000억원), 저축은행(10조5000억원), 상호금융(4조8000억원), 증권(4조5000억원) 순이었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의 관리형토지신탁 사업비 등 PF 관련 대출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더 늘어난다. 행정안전부가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건설·부동산업 기업 대출잔액은 올해 1월 15조원7000억원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연체율도 급상승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 등 기업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2.24%로 집계됐다. 2016년 1분기 2.44%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권별 연체율은 상호금융권이 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축은행(2.83%),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1.01%), 보험사(0.15%) 순이었다. 상호금융사의 대손충당금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12조4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40%로 전년 대비 2.2%p 올랐다. 자본적정성의 경우 상호금융조합의 순자본비율은 8.26%로 전년(8.31%)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최소규제비율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당국은 현재 부동산 PF 부실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싱가포르 공동 IR 출장에서 PF 부실 우려와 관련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부동산 PF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금감원은 전체 PF 사업장별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상화 가능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주단의 자율적 사업 정상화를 유도하는 등 부동산 PF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PF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일반적인 부동산 PF가 아닌 신탁사의 관리하에 자금이 통제되는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 기준과 관련해서도 “부동산업 및 건설업 관련 대출은 부동산 개발뿐만 아니라 업종 전체를 포괄하는 대출을 뜻하기 때문에 보다 세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