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협상 폭탄 터질라… 에너지업계 ‘긴장’

바이든-공화당, 美정부 부채한도 협상 실패… 바이든 해외 일정도 축소 美옐런 “디폴트 경제·금융적 재앙을 초래할 것”… 주식시장 45% 폭락 석유화학·정유, 1분기 바닥 찍고 2분기 반등 기대감 속 불확실성 급등

2023-05-17     이상래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미국 연방 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협상 결렬로 미 연방 정부가 부도(디폴트)가 날 경우 대공항급 경기 침체라는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글로벌 경기가 실적과 직결되는 에너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만나 부채한도 협상을 가졌다. 지난 9일에 이은 두 번째 협상이다. 이 협상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1시간 만에 종결됐다.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줄이면서 긴급히 귀국할 예정이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뒤 기자들에게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면서도 “짧은 시간에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원하는 반면 공화당은 IRA(인플레이셤 감축안) 등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간극차로 부채한도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엄청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미 정부 디폴트는 경제·금융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소득 감소는 여러 미국인 일자리와 사업을 파괴하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디폴트 상태가 장기화하면 미국인 8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고 주식시장 가치의 45%가 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에너지업계는 글로벌 초대형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정유 업계는 공급은 충분한데 수요가 부진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하락했다. 수요가 부진한 주된 요인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다. 중국 리오프닝 반등 효과도 실질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해 수요 반등은 기대한 만큼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에너지업계는 1분기 반등에 성공하며 2분기부터 본격적인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손실 262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무려 4163억원 적자를 줄였다. 이러한 추세면 롯데케미칼은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하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도 1분기 전분기(-1660억원)보다 영업손실을 508억으로 크게 줄였다. LG화학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부터 성수기에 진입하고,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타면서 석화 사업이 흑자전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37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에쓰오일은 1분기 5157억원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채한도 협상 결렬로 미 정부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에너지 업계의 반등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채한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결국 타결은 됐다”면서도 “전 세계 미치는 파장이 워낙 큰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