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절반 이상’ 1년 안에 떠난다
설계사 등록정착률 45.6% 그쳐…고아 계약자 전락 우려
2024-05-17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보험설계사 절반 이상이 근속연수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계약의 특성상 대체로 수십년 이상을 내다보고 설계사와 계약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1년 지나면 담당 설계사가 사라진 셈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체 보험사의 13회차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45.6%였습니다. 13회차 설계사 등록정착률이란 보험설계사로 신규 등록한 뒤 1년 이상 정상적인 보험 모집 활동을 한 인원의 비율이다. 작년 한 해 전체 보험사 소속 설계사 10명 중 5명 이상이 1년 안에 보험사를 떠난 것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생명보험사의 경우 15개사 설계사 평균 정착률은 39%에 그쳤다. 1년 전(41.2%)에 비해 2.2%p 하락했다. ABL생명이 64.2%로 가장 높았고, 삼성생명(47.2%)과 DB생명(40.4%)이 뒤를 이었습니다. 설계사 정착률이 저조한 생보사는 농협생명(18.8%), 처브라이프생명(18.1%), 하나생명(5%) 등이었습니다. 15개 손해보험사의 설계사 평균 정착률은 52.2%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전년(56.3%)보다 는 4.1%p 낮아졌다. DB손해보험 정착률이 64.4%로 가장 높았고 한화손해보험(63.6%)과 KB손해보험(60.8%)도 60%대로 비교적 높았습니다. 보험설계사들의 정착률이 낮은 배경은 코로나19 이후 대면 영업이 점점 어려워졌고 소비자들도 설계사가 아닌 다른 판매채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영업 환경이 악화하고 GA로 옮기는 설계사가 늘어난 점도 낮은 정착률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업체간 수수료 경쟁도 설계사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GA는 설계사 수가 곧 매출로 직결되다보니 연중 리쿠르트(채용)를 실시한다. 이때 우수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파격적인 수수료율을 제시하곤 한다. 낮은 정착률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설계사들이 다른 회사 이직 때 고객에게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 보험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승환계약’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때 무리한 보험 리모델링으로 환급금 피해를 입는 고객이 많다. 설사 계약을 해지하지 않더라고 해당 GA에서 계약한 소비자들은 설계사가 사라지면서 ‘고아계약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