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감 고조에…바이든·매카시 "채무불이행은 없다"
협상 난항에 불안감 해소 차원 대응…타결 가능성 강조 세부 내용 놓고 의견차 여전…민주당은 비상계획 준비
2024-05-18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마감 기한이 이르면 다음 달 1일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협상 난항이 계속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감이 고조되자 협상 타결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불안감 해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출 삭감 등 세부적인 내용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비상계획 준비에 착수했지만, 절차 등 문제로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상은 예산에 대한 것이지 미국이 부채를 지불할 것인지 말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고 예산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지도부와 2차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불발된 전날에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지도자는 청구서를 지불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와 미국 국민에게 재앙적 후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도자들은 우리가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앞서 이날 CNBC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 의지에 고무됐다"며 "결국 디폴트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매카시 의장은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내가 유일하게 확신하는 것은 합의에 이르는 길을 찾는 (협의) 구조를 갖게 됐다는 점"이라며 "(협상 타결을 위한) 시간표는 옳게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협상 권한을 가진 실무자 간 협의가 진행될 수 있는 틀을 갖춘 건 긍정적이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이견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민주당은 협상 불발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심사 배제' 청원에 대해 서명 받는 절차를 시작한다. 심사 배제 청원은 하원 다수 요청이 있을 시 상임위 심사 없이 본회의에서 바로 법안을 표결할 수 있는 제도다. 문제는 이 청원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하원 과반인 218명의 서명이 필요하지만, 민주당 하원위원 수는 213명에 그친다는 점이다. 또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걸리는 문제여서 비상계획 현실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매카시 의장을 비롯해 의회 지도부를 만나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협상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오는 24일까지로 예정됐던 아시아 순방 일정을 21일로 축소하고 디폴트 협상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