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신뢰 추락...투자자 등 돌린다

SG 사태 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28% 감소 반복되는 주가조작에 개미들 '트라우마'만 커져 김남국 사태에 국산 코인도 휘청...'잡코인' 폄하 우려

2024-05-18     이광표 기자
연이은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반복되는 주가조작과 가상자산(코인) 논란까지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자본시장의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최근 발생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는 개미들에게 주가조작 '트라우마'를 키우게 했고, 김남국 의원발 코인 사태는 '빚투'까지 해가며 코인에 올라탄 개미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G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9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월 말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12조6000억원) 대비 27.9% 줄어든 수치다.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말 기준 6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세 증가 등 영향에 강세를 보였다. 이에 올해 2월에는 8조원대, 4월에는 12조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발발했고, 이달 들어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부진, 2차전지 업종 주가 조정, 미국 부채한도 협상 지연 등 악재가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거래대금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13조8000억원) 대비 34.2% 감소했다. 거래 대금 감소는 SG발 주가 폭락 종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CJ과 하림지주, 다우데이타, 삼천리,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세방, 다올투자증권, 선광 등 9개 종목의 시가 총액이 약 3주(4월 21일 종가 기준) 사이 9조953억원(60.3%) 가량 증발한 6조293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종목은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반대매매 물량에 하한가 행진을 지속하는 등 단기 급락을 거듭하고 했다. 김남국 의원으로부터 불거진 코인 논란도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 실제 김 의원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코인은 물론 발행사의 주가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인 시황 중계 서비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김 의원이 60억~120억원 규모까지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믹스’ 코인 가격은 지난 12일 830원까지 떨어졌다. 사태 발생 직전인 4일과 비교하면 44% 폭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위믹스 발행사인 중견 게임업체 위메이드의 주가도 16% 추락했다. 김 의원이 작년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약 1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고 알려진 ‘마브렉스’ 가격도 29% 하락했다. 마브렉스 발행사 넷마블의 주가는 14%가 빠졌다. 위믹스와 마브렉스의 기반이 된 플랫폼 코인 ‘클레이튼’도 가격도 17% 떨어졌다. 시장은 이번 논란의 불똥이 김 의원이 투자한 코인과 발행사까지 옮겨붙을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 의원의 투자 자금 출처 의혹과 연관해, 블록체인 게임 개발업체들이 ‘돈버는(P2E)게임’의 국내 허용을 위해 로비를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국내 발행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진 것도 코인 가격 및 주가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국산 코인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클레이페이’에 30억원을 ‘몰빵’ 투자한 내역도 확인됐다. 클레이페이는 개발사가 투자금만 챙기고 잠적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소위 ‘잡코인’이다. 위믹스, 마브렉스는 코스닥에 상장된 게임 개발사가 발행한 코인이고, 각사의 게임 생태계에서 쓰이고 있지만 김 의원이 투자한 다른 부실 코인들과 한 데 묶여 도매금으로 취급받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기본법에도 발행사에 대한 규율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며 “기업공개(IPO)평가와 같은 기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코인 발행 업체의 건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