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주택 공급 줄줄이 연기… 정부 대안 마련해야
상반기 밀어내기 공급해도 전년비 못 미쳐 기업 수주 줄어들고 정비사업 조합도 난색
2024-05-21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금리인상 기조 지속에 따른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주택 공급에 빨간불이 커졌다. 서울은 주택 공급 물량의 90%를 민간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향후 공급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의미다.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연간 민영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5만8003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분양 예정치 41만6142가구, 실제 분양 실적인 30만4142가구와 비교해 각각 38%, 15% 줄어든 수치다. 선호도 높은 브랜드를 보유한 5대 건설사 또한 올해 공급 계획 물량이 7만5000여 가구 수준에 그친다. 이는 전년 대비 68%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 계획된 물량들도 실제 분양될지는 미지수다. 올해 1~5월 분양 물량은 7만여 가구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오는 6월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만1861가구다. 올 상반기 중에는 최대 월간 물량이다. 그러나 6월 물량을 합쳐도 전년 상반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데다, 밀어내기 물량 성격이 강하다. 최근 분양시장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상반기 브릿지론 만기 도래 등으로 더 이상 공급을 미룰 수 없는 사업장이 늘었기 때문이다. 분양이 되지 않다 보니 건설기업들의 주택 사업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초 주요 건설사들은 수주 목표치를 축소했고, 발주 환경도 위축되고 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은 토지를 보유하고 시작해 그나마 위험 요소가 적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사업이 없다. 서울의 한 조합장은 "이주를 올해 못할 것 같다. 경기가 좋을 때는 문제가 없었던 조항들이 지금은 독소 조항이 됐다"며 "오는 2024년 금리와 물가만 떨어지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들이긴 한데, 다른 조합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장 2~3년 후 공급을 결정할 분양 물량이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분양시장 활성화 여부와 별도로 지난해에서 올해 물량이 적기 때문에 2~3년 뒤 집값 폭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양질의 공공물량 발주 확대 및 관련 규제 완화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그간 공공 대신 민간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를 강조해 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으로 어떻게 공급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 신경전 문제도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 통해 정비사업이 이뤄지고 이주 등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정리도 필요할 것"이라고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