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나라살림, 어디에 얼마 투입되나?

총 지출규모 291조8천억 원 편성…R&D·복지분야 예산 증가

2009-09-28     류세나 기자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내년도 전체 나라살림 규모가 올해보다 2.5% 늘어난 291조8,000억 원으로 짜여졌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 예산 및 기금 운용계획안과 2009∼2013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안을 심의ㆍ의결하고 내달 1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총 지출규모는 291조8,000억 원으로 예산은 올해보다 0.6% 감소한 202억8,000억 원, 기금은 10.6% 증가한 89조 원이다. 분야별 예산 증가율은 통일외교가 3조 원에서 3조4,000억 원으로 14.7% 늘어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R&D 10.5%(12조3,000억 원→813조6,000억 원), 보건·복지 8.6%(74조6,000억 원→81조 원), 문화·체육·관광 7.8%(3조5,000억 원→3조7,000억 원), 환경 5.1%(5조1,000억 원→5조4,000억 원) 등이 5~10% 가량 확대됐다.

R&D =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10.5% 확대해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2012년까지 R&D 투자 비중을 2008년 대비 1.5배 늘릴 계획이다. 창조형 R&D를 통한 핵심기술 선점을 위해 기초분야 투자 비중도 올해 29.3%에서 2012년에는 35%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5년, 10년후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신성장동력에 대한 재정적 뒷받침도 강화돼 그린카·IT융합과 같은 산업원천기술개발, 지식기반서비스산업 지원 등에 모두 1조9000억원이 투입되며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친환경 녹색기술 개발에는 2조2000억원이 지원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서는 그린카수송시스템(631억→885억원), 첨단 부품소재산업(3187억→3587억원)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지원이 확대된다. 외국 대학 및 연구소 유치 지원 예산은 400억원에서 672억원으로 확대한다.

경제구조를 에너지 절약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6513억원이 투입되며 에너지절약형 기술개발 비용도 2960억원에서 3236억원으로 확대된다. 중소·벤처기업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1인 창조기업(37억→99억원)과 아이디어 상업화(250억→300억원)에 대한 지원도 확대되며 기업형 슈퍼마켓 등에 대응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도 예산투입을 늘리기로 했다.

SOC =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한시적으로 대폭 증가됐던 재정투자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다만 SOC 투자의 급격한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 4대강을 제외한 SOC 예산을 올해 당초 정부안인 20조6000억원보다 높은 21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또 도로공사 1조원, 철도시설공단 9000억원, 수자원공사 3조2000억원 등 공기업과 민간투자 확대를 통해 재정투자를 보완하기로 했다. 정부는 미래대비 핵심투자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수자원 부문에 중점 투자해 녹색성장을 적극 뒷받침할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 = 고부가가치 정자산업 육성에 신규로 35억원을 지원하고 친환경비료 구입비 지원규모도 1852억원에서 2314억원으로 높여 고품질의 강한 농업을 육성하도록 했다. 세계와 경쟁하는 일류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식세계화를 추진하는데 240억원이 투입되며 녹색에너지를 이용한 시설원예농업(1320억원) 지원, 백두대간 고산수목원 조성(211억원) 등 농림수산업의 녹색산업화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시장 개방과 고령화에 대응한 구조조정과 체질강화를 위해 FTA(자유무역협정) 대책 예산을 1조4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리고 농업구조개선을 지원하는데 신규로 750억원이 투입된다. 65세 이상 농민에게 농지를 담보로 생활비를 매달 연금형태로 지원하는 농지연금제도 도입 준비에 22억원을 지원하고 노후주택개량자금 보전에 58억원을 투입하는 등 농어촌의 복지와 생활, 주거여건 개선에도 나선다.

보건·복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복지지출 비중이 역대 최고수준인 27.8%를 기록하는 등 정부는 복지를 통한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에 힘쓰면서 동시에 복지투자를 내실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기초생보자, 차상위층의 빈곤 해소를 위한 취업지원과 자활능력 확충에 3984억원이 지원된다. 보금자리주택 공급도 13만 가구에서 18만 가구로 확대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도록 했다. 중증장애인 연금을 신규로 도입하는데 1474억원이 투입돼 33만명이 혜택을 받게 되며 장애인 활동 보조와 장애아동 재활치료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비, 보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둘째아 이상 무상보육에 156억원, 맞벌이 가구 보육료 추가 지원에 96억원이 투입되며 불임부부 출산 지원비용도 121억원에서 254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노인장기요양보험과 저소득 노인 치매예방에 대한 지원도 규모를 늘렸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고용의 경기후행성을 감안, 내년에도 적정규모의 공공부문 일자리 대책을 마련했다. 희망근로사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운용하되 규모는 적정수준으로 축소(25→10만명)키로 했으며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14만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고용상황과 직결된 구직급여(2조9000억→3조4000억원), 고용유지지원금(583억→998억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확대기조가 유지되며 취업 애로계층에 대한 교육도 더욱 강화된다.

교육 = 대학 재학생들이 등록금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취업 후 일정 소득이 발생하면 대출금을 갚도록 하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가 도입된다. 107만명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또 미래형 교육과정 도입, 수준별 이동수업, 고교다양화 등 초중고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데도 중점을 뒀다.

문화·체육·관광 = 콘텐츠산업을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올해 371억원에서 521억원으로 확대하고 저작권 보호 강화를 위한 비용을 295억원에서 317억원으로 늘린다.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의료관광 활성화에 신규로 42억원이 지원되고 컨벤션 산업에 대한 지원을 85억원에서 124억원으로 확대한다. 국제대회 개최재원(598억→1063억원), 생활체육지도자 양성(167억→207억원) 등 국민건강복지 기반을 확충하는데도 예산투입이 늘어난다.

환경 = 안전하고 깨끗한 먹는 물 공급을 위해 상하수도시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환경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환경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수출 지원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와 환경성 질환 등 환경위기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국방·통일·외교 = 국방·외교·통일 분야에서는 북핵 등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전력증강을 뒷받침하기 위해 감시정찰, 정밀타격과 같은 핵심전력과 군 구조개편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미래형 최첨단 정예강군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방비 중 연구개발(R&D) 투자의 비중은 5.6%에서 6.1%로 확대한다. 장병 사기진작과 복무여건 개선을 위해 노후하고 협소한 병영생활관 등 군 주거시설에 대한 현대화도 추진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병영생활관 전체의 82%가 침상형에서 침대형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또 국가 위상과 경제력에 발맞춰 개도국 지원(ODA)을 확대하고 FTA 체결 확대 등 세계를 향한 실용외교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상생 공영의 남북관계를 위해 식량, 비료 등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고 남북 경제협력기금은 올해와 비슷하게 1조1000억원 규모로 운용할 계획이다.

공공질서·안전·일반공공행정 =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에서는 경찰서를 확충하고 수사 인프라를 보강하는 비용을 2256억원에서 2662억원으로 늘리고 시위문화 개선을 위한 전의경 지원도 확대된다. 범죄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구조금 등은 43억원에서 83억원으로 지원규모를 늘리고 방재관련 R&D에도 222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일반공공행정과 관련해서는 내년부터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하고 ‘균형발전특별회계’를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로 개편, 광역 경제권 중심의 지역발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