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株 산 개미 ‘배당 자제령’에 뿔났다

금융당국, 중간배당 자제 권고

2023-05-21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중간배당 자제 권고를 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보험사들에 대한 주주들의 환원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업계는 이번 실적은 회계적인 착시효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사에게 중간배당 자제를 당부했다. 보험사는 다른 종목에 비해 배당 성향이 높은 편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일반적으로 정기적인 배당에 나서지 영업연도 도중에 실행하는 중간배당은 나서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이번 성적을 바탕으로 배당에 나설 경우, 보험업계의 체질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실적과 재무 상태가 확 달라졌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전체 보험사의 순이익은 약 7조원이다. 은행권 이익을 웃도는 수준이다. FRS17을 적용한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연결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3.4% 불어난 7068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1분기 연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5% 늘어난 5003억원을 시현했다. NH농협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146억원을 거뒀다. 손해보험사 역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손해보험업계 빅5인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에 순이익은 6133억원, DB손해보험은 4060억원, 메리츠화재는 4047억원, 현대해상은 3336억원, KB손해보험은 2538억원을 거뒀다. 이밖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소형 손해보험사 롯데손해보험의 순이익도 794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보험업계는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새 회계제도를 적용하면서 그간 손익계산서에 포함되지 않던 매도가능증권이 실적에 포함됐다. 매도가능증권의 손익은 변동성이 크다. 금융당국에서는 건전성에 집중할 것을 당부하면서 중간배당 자제를 권고 했다. “새 회계 기준상 변동성이 큰 재무적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주주환원에만 집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후속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산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래 실손보험 손해율,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등 CSM을 산출할 때 보험회사가 적용하는 주요 계리적 가정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