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철강사 염원 '탄소 중립'…현대제철의 청사진은?
고로 제품 품질 유지 및 저탄소화 자동차용 고급 강재 생산 목표 안동일 사장,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제 구축 예정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1.8GPa 핫스탬핑강 개발, 최초 양산 성공
2023-05-21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산업군을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 대세가 된 가운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구동 모터 부품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전기차에 적용될 제품 생산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초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장덕리 소재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기가 파스칼(GPa)급의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 EV)'과 신형 'G90'에 신규 강종을 공급하고 있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 강도가 20% 가량 향상됐고, 차량 경량화 외에도 충돌 시 승객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부품을 제작할 경우 무게를 약 10% 줄일 수 있다. 또한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해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과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신 기술 인증(NET, New Excellent Technology)을 획득했다. 현대제철이 개발해낸 합금강은 기존 감속기 부품에 들어가는 강종 대비 열변형이 48% 향상돼 기어 구동 시 발생되는 소음을 저감해준다. 이로써 주행 정숙성 제고 효과가 생겨난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기차용 강재 기술 개발·제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여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발맞춰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GPa급 고급 판재 시험 생산·부품 제작에 성공했다. 해당 판재는 고로에서 철광석·석탄을 환원시켜 쇳물을 만들어내지 않고 전기로에서 직접 환원철과 철스크랩(고철)을 사용해 쇳물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전기로로 자동차용 강재를 일부 생산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1.0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의 생산·부품 제작에 성공한 것은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산업 패러다임·사회적 가치의 변화가 맞물린 최전선에서는 '탄소 중립'이 글로벌 이슈로 떠올랐다. 오늘날 탄소 중립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대변하는 키워드다. 이에 현대제철은 '지속 성장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확고히 구축함으로써 2050년 넷제로 실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