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남국 논란'에…'공직자 가상자산 공개 의무화' 입법 속도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을 계기로 여야가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내용의 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대 국회 때 나왔음에도 주목받지 못해 폐기됐지만, 이번에는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김용판·윤두현·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이해식·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5월에만 총 12명의 의원이 가상자산을 공직자 재산 등록 항목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아울러 윤재옥 국민의힘·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25일 본회의를 열기로 하고,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개정안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행안위는 22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24일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이어 심사된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의결되면 본회의에 상정·표결할 수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대통령·국회의원 등 국가 정무직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지자체 정무직 공무원, 4급 이상의 국가·지방 공무원은 의무적으로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공개 항목은 부동산, 1000만원 이상의 현금·주식·예금, 합명회사·합자회사 및 유한회사의 출자지분, 자동차, 연간 100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지식재산권 등이다. 가상자산은 의무 등록 대상이 아니다.

공직자의 가상자산 공개 법제화는 이번에 처음 논의된 것은 아니다.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18년 당시 노웅래·기동민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이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주식 등 다른 금융자산과 같이 취급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 등으로 미뤄졌고, 20대 국회가 끝나면서 해당 법은 자동 폐기됐다.

앞서 국회사무처와 인사혁신처는 가상자산이 재산 등록 대상으로 규정돼 있지 않지만, 향후 재산 변동 흐름 파악 등을 위해 기재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이 발생하면서 법 개정 논의에 불이 붙었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빠른 시일 내 처리가 안 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작용해 입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