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Z세대 공략 나선 식품·외식업계…캐릭터 컬래버 열풍

팬덤 구축해 충성고객층 형성…잘파세대 입맛 공략 총력 제품 각인 효과 배가…스타 모델 기용 비용‧리스크 제거

2024-05-22     김민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품 및 서비스 철학이 투영된 캐릭터를 통해 서사를 만들어, 독자적인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제품 각인 효과를 배가시키고, 팬덤을 만들어 충성고객층 형성, 재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브랜드 스토리를 활용한 굿즈를 출시하거나 신사업에도 진출해 부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스타 모델 기용으로 인한 비용 및 각종 리스크 부담을 던다는 점도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잘파세대’의 등장도 캐릭터 마케팅 활성화를 가속화시켰다. 잘파세대는 제트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 이후에 출생한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사람들이다. 각 기업들은 재미있는 소비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캐릭터 세계관 구축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굽네치킨은 오븐에 구운 치킨을 상징하는 브랜드 캐릭터 ‘구울레옹’을 각종 메뉴 및 마케팅에 적극 활용 중이다. 기름에 튀긴 치킨을 상징하는 ‘튀길레옹’과의 전투 서사를 담아내며 굽네만의 독특한 브랜드 세계관을 형성했다. 베스트셀러인 ‘고추바사삭’의 시리즈물 성격을 가진 메뉴 ‘오븐 바사삭’과 ‘치즈 바사삭’을 지난해 4월 출시해 브랜드 캐릭터 서사를 ‘바사삭 유니버스’ 세계관으로 확장시켰다. 당해 11월 남해마늘 바사삭 출시와 함께 공개된 남해대첩 콘셉트의 광고에 굽네 만의 차별화된 세계관을 녹였다. 굽네의 캐릭터 마케팅은 실질적인 판매 증대도 견인하고 있다. 남해마늘 바사삭은 23년 3월, 4월 기준 하루 평균 1만마리 판매량을 기록하며 베스트 메뉴에 등극했다. ‘바사삭류’ 시리즈 메뉴는 현재 월 130만마리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빙그레의 B급 감성이 담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맛있어)’는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소비자 성원에 힘입어 현재까지 세계관을 지속 확장 중이다. 서브컬처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리브랜딩’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빙그레 나라(가상세계 이름)’ 등장인물들은 이름, 머리카락, 옷 등을 빙그레 제품의 특징으로 꾸몄다. 빙그레 유니버스가 탄생한 후, 빙그레 공식 계정의 팔로워 수는 5개월 만에 1.5배 증가했으며, 현재 19만4000여명에 달한다. 평균 5만명대에 불과한 식품업계 SNS 팔로워 수와 비교했을 때, 월등한 파급력을 지녔단 평이다. 자체 캐릭터 외에도 기존에 두터운 팬덤을 가진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케이스도 눈에 띈다. SPC삼립의 ‘포켓몬 빵’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산리오코리아와 협업해 출시한 ‘한정판 델몬트x산리오 굿즈’는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후기글이 쏟아졌다. 롯데제과는 봄 시즌 한정판으로 ‘카스타드’, ‘몽쉘’, ‘빼빼로’, ‘빈츠’의 산리오 컬래버 제품을 선보였다.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시나모롤 등 산리오캐릭터즈를 제품 패키지에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을 광고 모델로 기용할 시, 마케팅 비용 대부분이 섭외 비용에 투입되는 데다, 사전에 예상하기 힘든 휴먼 리스크 역시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라며 “캐릭터 개발에도 적지 않은 투자가 발생하지만 기업의 입맛대로 무기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단 것은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