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흥행보장’ 캐릭터카드 올인
펭수, 건담 등 마니아층 겨냥한 캐릭터 카드 발급 봇물
2023-05-22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카드사에서 실물카드가 점차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 특정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는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산리오캐릭터즈의 신용카드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2개월 동안 12만매 이상 발급했다. 산리오는 캐릭터 전문기업으로 헬로키티,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쿠로미, 폼폼푸린 등 다양한 인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카드사들은 현재 특정 캐릭터를 겨냥한 덕후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마니아층을 공략한 것인데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반응이 좋다. 신한카드의 경우 건담 등 캐릭터를 반영한 이후 300만명 넘는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리오 캐릭터 카드의 경우 10~20대의 발급 신청이 몰려 한 때 카드 배송이 지연될 정도였다. 우리카드도 인스타그램 3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일러스트 캐릭터 ‘다이노탱’과 디자인 콜라보한 ‘NU 오하쳌(오늘하루체크)’ 카드를 공개했다. 우리카드는 캐릭터 카드의 인기에 힘입어 인스타툰 ‘망그러진곰’ 캐릭터와 콜라보한 카드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현재 디자인 선호도를 조사 중이다. 이밖에 현대카드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기반의 배달의민족 캐릭터 ‘독고배달’이 들어간 ‘배민현대카드’,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핑크빈’과 던전앤파이터의 ‘단진’ 캐릭터를 활용해 디자인한 ‘넥슨 현대카드’를 출시했고, 삼성카드도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네이버웹툰 삼성 iD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펭수’를 디자인한 체크카드를, NH농협카드는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를 카드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캐릭터 카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편결제 서비스 등의 발달로 인한 실물카드 발급의 위축돼서다. 특히 신용카드에 비해 혜택이 적은 체크카드의 경우 그 감소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체크카드 발급 수는 지난 2019년 약 1억1070만장을 기록한 뒤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후 7년만의 감소 전환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젊은 세대, 특히 20대 내 잠재 고객을 유입시킬 수단으로 캐릭터 카드를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