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향한 문자 폭탄에 민주 "엄중 대응"…사상 첫 당원 제명

당원 A, 전혜숙에 지속적인 욕설 문자…윤리심판원서 제명 결정 전혜숙 "지도부에 감사"…이재명 "당 분열 행위 엄중한 대응"

2024-05-23     박성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 폭탄을 지속적으로 보낸 강성 당원을 제명했다. 이는 당원이 문자 폭탄 등으로 징계 받은 최초 사례로, 일부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의 수위 높은 공격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한 것이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주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지속적으로 심한 욕설 문자를 비명계 의원들에게 보낸 당원 A씨에 대해 당적을 박탈하면서 강제 출당하는 징계 처분인 제명을 결정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폭행, 폭언, 허위 사실 유포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을 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길 시 징계 받는다. 징계는 △경고 △당직 자격 정지 △당원 자격 정지 △제명 등이 있다. A씨는 지난 2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박빙으로 부결된 후부터 비명계를 향해 지속적으로 욕설 문자를 보냈다. 전혜숙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저주를 비롯해 본인과 어머니에 대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여성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연속적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당원으로서 생각이 다를 수 있기에 잘못된 것을 지적할 수 있었지만 그냥 저주고 욕설이었기에 당원으로서의 품위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비명계 의원들 중심으로 강성 지지자들의 일탈 행위에 엄중히 대처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지난 22일 이원욱 의원은 오전에 받은 문자 하나를 소개하면서 이 대표에게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김종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민주적인 정당에서 필요한 것이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이라며 "(생각이 다르다고 몰아내는 것은) 본질적으로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욕설이 담긴 문자 폭탄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행위를 못 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당 차원의 문자 폭탄으로 징계 처분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스스로도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이 당을 분열시킨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전 의원이 당 지역위원장 단체 대화방에 A씨에 대한 징계 결정을 알리자, 이 대표도 "앞으로 이런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