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에 1분기 가계빚 14조 줄어

신용대출 줄며 역대 최대 감소…주담대는 최대폭 증가

2024-05-23     홍석경 기자
지난달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이 직전 분기 대비 14조 원 가까이 줄면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높은 금리와 대출 규제 속에서 특히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약 16조 원 급감한 데 주로 영향을 받았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1867조6000억 원)보다 0.7%(13조7000억 원)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이다. 가계신용 규모는 두 분기 연속 뒷걸음쳤고, 감소액(13조7000억 원)의 경우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1분기 잔액(1862조9000억 원)보다도 9조 원 줄었는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계신용이 감소한 것도 통계 편제 이래 처음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높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었고, 지난해 연말 소비 증가 효과가 사라지고 무이자 할부 혜택까지 축소돼 판매신용 역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739조5000억 원으로 작년 4분기 말(1749조8000억 원)보다 10조3000억 원 줄었다. 마찬가지로 전 분기 대비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21조6000억 원)이 6분기 연소 감소세를 이어가며 15조6000억 원이나 축소됐다. 다만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17조9000억 원)의 경우 5조3000억 원 늘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전 분기(4조7000억 원)보다 오히려 커졌다. 박 팀장은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높은 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 규제 등으로 계속 감소세를 이어갔다”며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정책모기지 취급, 주택거래 회복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2분기 가계신용 전망과 관련해선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면서 4월 전체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2000억 원 증가로 전환한 만큼 가계 부채의 축소세도 다소 둔화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