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말 효과’에 3월 은행 연체율 소폭하락
원화대출 연체율 전월 대비 0.03%p 내린 0.33%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상승세를 보이던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이 3월 들어 소폭 하락했다. 분기 말 연체채권을 관리한 영향이 반영된 모습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전월 말(0.36%) 대비 0.03%포인트(p) 하락한 0.33%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전월대비 0.06%p, 0.05%p 늘었다가 석 달 만에 꺾였다.
연체율은 지난 2월 정점이었다. 당시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은 0.36%로 2020년 8월(0.38%)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3월 중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신규 연체율(전달 대출잔액 대비 이달 신규연체 발생액 비율)은 0.08%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01%p 하락한 수준이다.
3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1조7000억원)은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채권 상·매각이 늘면서 연체율 하락을 이끈 셈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3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35%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04%p 하락한 수준이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과 유사한 0.09%, 중소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0.06%p 내린 0.41%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1%로 전월 말보다 0.01%p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14%p 오른 수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과 같은 0.2%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은 전월보다 0.05%p 하락한 0.59%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은 분기 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한다. 연체율은 통상 분기 중 상승했다가 분기 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도 “4월 말에 연체율은 소폭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원화 대출 연체율은 평균 0.304%를 기록했다. 3월 대비 0.032%p 올랐고, 지난해 4월에 비해선 0.118%p 상승했다. 해당 은행의 4월 신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도 올랐다.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82%로 전달 대비 0.008%p 올랐다.
하반기 은행권 연체율이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는 급등했다. 상환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당분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은행권 연체율 상승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