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직계열화'에 꽂힌 산업계
현대차, 전기차 시대 밸류체인 완성 나서…배터리 내재화 속도 SK, 반도체‧배터리 소재 강화…수직계열화로 그룹 성장 도모 포스코, 2차전지 소재 수직계열화로 그룹사 시너지 극대화 추진
2024-05-23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축으로 '수직계열화'가 뜨고 있다. 국가 간 갈등과 전염병 확산 등 대외 변수로 인해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면서 수급 안정화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핵심 원자재 및 소재에 대한 탄탄한 밸류체인 구축은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를 압도할 필수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내연기관에 이어 전기차 시대에서도 밸류체인 완성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적수로 꼽히는 테슬라가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내재화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 시대에 고성장을 이루고 위기 때마다 진화한 비결 역시 수직계열화가 핵심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1차적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과 협력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면서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간이 갈수록 배터리 기술은 평준화될 것"이라며 "전동화 파워트레인쪽에 진심인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내재화를 안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했다. 이어 "배터리 제조 능력 확보는 셀 메이커와의 협상력 강화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그룹도 그룹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반도체,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국내 소·부·장 생태계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5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SK넥실리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을 앞세워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역시 광물자원·원료·소재 사업을 수직계열화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탄력이 붙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신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소재를 낙점했다. 음·양극재의 핵심 광물까지 직접 생산하는 원료 경쟁력을 확보한 포스코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중국 견제가 본격화한 시점에서 몸값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