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정치‧외교 갈등에 치이는 기업들…공급망 안정화 잰걸음

삼성·SK, 中 생산거점 리스크…美 투자 확대 현대차그룹, 美생산 확대·배터리 합작 IRA 대응 K-배터리, 호주·미국 소재·광물 기업과 협력

2024-05-23     김명현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제 정치·외교적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둘러싼 국제 정치·외교 갈등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과학법은 미국 반도체 연구·개발·제조 등 분야에 527억달러(약 71조원)를 지원하면서 반도체 장비나 기술의 중국 수출과 투자를 금지한다. 이러한 제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 거점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전체 낸드의 40%,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 생산거점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22조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첨단 패키징 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 건설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미국 생산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준다. 글로벌 1위 전기차 시장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자국 전기차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사적으로 힘을 모아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준공 시기를 내년으로 앞당기면서 전기차 생산라인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기업과의 미국 현지 합작공장 설립도 나선다. 또한 지난달 SK온과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 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생산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현지 공급망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이상의 광물 조건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 지역 내 리튬 광산을 운영 중인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튬과 리튬 정광 공급 및 지분 투자 계약(약 7.89%)을 체결했다. SK온은 미국 웨스트워터 리소스(웨스트워터)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웨스트워터로부터 음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배터리 공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