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박 발주량 급증...조선업 회복세 ‘청신호’

내년에는 ‘호황’ 낙관론도 등장...글로벌 경제회복 속도 관건

2014-11-1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최근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증함에 따라 국내 증권가에서도 조선업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14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 해운·조선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신조 발주량은 320만CGT(수정 환산톤수·Compensated Gross Tonnage)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보다 10.6% 증가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4.6%나 늘어난 규모다.올해 10월까지의 누적 글로벌 신조 발주량을 살펴봐도 업황 회복세는 뚜렷하다.누적 발주량은 3560만CGT로 전년 동기(2050만CGT)보다 73.8% 늘었다.새 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평균 가격(신조선가)이 오름세를 나타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월별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6포인트(p) 수준에서 정체됐다가 지난 6월부터 점차 올라 지난달에는 131p까지 올라온 상태다.여기에 선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조업 잔량도 최근 1년째 상승 중이다.이처럼 글로벌 조선업황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지만 올 4분기 들어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는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대형 조선사의 신규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드릴십 3척을 수주한 이후 더 이상의 상선 수주가 없었고, 삼성중공업도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신규 수주가 한 건도 없는 상태다.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 조선사의 연말 신규 수주 부진은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우려할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올 3분기까지 3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누적 수주실적은 354억3000달러로 올해 수주 목표치의 89.1%를 이미 달성한 상태다.일각에서는 조선업황이 현재의 회복세를 넘어 내년에는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나온다. 올해 여름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시장으로 투자가 쏠리고 있는데 FLNG 관련 해양 시장의 규모가 매년 약 15조원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조선업황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요인은 글로벌 경제회복 속도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회복세가 둔화하면 해상 물동량 감소로 선주들의 선박 발주 의지가 작아지고 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연기해 해양플랜트 관련 수주가 줄어들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