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美 재무부 디폴트 지연 방안 모색
재무부, 정부기관에 지급시기 지연 문의 내달 15일 넘기면 7월까지 디폴트 지연 가능
2023-05-24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으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늦추기 위해 미국 재무부는 연방 정부기관들에게 예정된 지출을 늦출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디폴트 사태로 경제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재무부가 디폴트 가능성을 경호한 6월 1일 시한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벌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재무부는 다른 정부기관에 6월 초 이전에 내야 할 돈이 있을 경우 지급 시기를 늦추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하고 있다. 다만 WP는 재무부가 이들에게 지급 시기를 원래 기한보다 늦춰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재무부는 다른 정부기관에 메모를 보내 지출 계획을 사전에 통보할 것을 지시했다. 지출 규모가 5000만달러에서 5억달러 미만인 경우 최소 2일 전에 알리고, 5억달러를 넘는 경우 5일 전에 통보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는 부채한도와 관련된 정확한 전망을 위해 기관의 지출 규모와 시기에 대한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백악관과 공화당간 정부 지출 관련 이견 차이로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정확한 자금 보유액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스티브 리체티 선임고문, 샬란다 영 예산관리국장, 루이자 테럴 입법담당 국장 등 실무협상팀 3명이 이날 연방회의 의사당을 방문했고, 공화당 측과 부채한도 상향 문제와 맞물려 있는 정부 지출 감축 문제에 대한 논의를 속개했지만 2시간 정도 지난 후 협상장을 떠났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전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정부가 6월 1일에 현금을 전부 소진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면서도 6월 초까지는 버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실제 디폴트 시한이 6월 8일이나 9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무부는 6월 15일까지 디폴트를 늦출 방법을 찾고 있다. 15일에는 분기별로 거두는 세금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때까지 시간을 벌면 디폴트 시한을 7월까지 늦추는 게 가능하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런 시간끌기 전략에 의존하지 않으려 한다. 옐런 장관은 디폴트를 피할 유일한 방법은 의회가 6월 전에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부 전문가는 디폴트 시한을 늦추면 의회가 체감하는 압박이 줄면서 부채한도 협상 타결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인제 와서 곳간을 뒤진다고 해서 여유 자금을 얼마나 찾을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