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혼란의 전월세 시장… “전세는 무섭고 월세는 허리 휘고”

4월 서울 다세대 전세거래 비중 57%… 올들어 다시 증가세 "디딤돌 등 저리 대출 상품 활용… 전세가율 70% 이상 피해야"

2023-05-24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회초년생 A(20대‧남)씨는 "대중교통에서 3시간 넘게 보내고 있어 직장 근처에서 자취를 고민 중"이라며 "전세는 사기나 깡통전세 문제로, 월세는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고금리 기조와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많았던 임대차시장에 최근 전세가 다시금 증가하는 등 청년층의 점유 형태 고민이 늘고 있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의 연립‧다세대 전세거래량은 5070건으로 전체 전월세거래량(8876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1%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12월 고금리와 전세사기 등의 우려로 49.7%까지 하락했던 전세 거래 비중이 올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셋값 하락과 은행권 금리 인하 등으로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금융 부담이 줄어든 반면 월세가격이 반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2022년 7월(101.9)부터 10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96.8로 집계됐다. 반면 월세가격지수는 지난 2월부터 반등해 101.1로 2016년 8월(100.91)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전세대출 이자와 월세 비교를 비롯해 전세가율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사기 등에 비교적 안전한 아파트는 전셋값과 대출이자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자금이 된다면 전세로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며 “비(非)아파트는 전세 이자와 월세를 비교해 전세가 유리하면 전세보증보험을 필수적으로 들고 확정일자 등 대항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 는게 필수”라고 말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전월세 모두 주변 시세 대비 너무 비싸거나 싼 경우에는 추후 발견되는 하자 등으로 인해 퇴거 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거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대출이자와 월세를 비교해 유리한 쪽으로 가는 건 기본이고 최근에는 정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디딤돌과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세대출 등 저리 대출 상품이 많아 이를 활용해야 한다”며 “월세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거주환경만 보고 들어가기보다는 본인의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잘 계산해서 무리하지 않고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첫째로 전세가율이 70%를 넘을 경우엔 추후 경매 등에서 보증금을 보전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며 “두번째로 집에 근저당 및 선순위 채권 설정과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집주인에게 잔금을 치른 후 보증보험 가입이 어렵다고 통보받으면 이미 늦기 때문에 잔금을 치르기 전에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며 “계약서에 보증보험 가입이 안 되면 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특약을 넣고 보증보험 회사에서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