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초격차'로 위기 넘는다
경기침체 장기화…1분기 실적 부진, 2분기도 고전 예상 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차세대 핵심 기술·제품에 집중
2023-05-24 신지하 기자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업계는 정보기술(IT) 수요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업계는 올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가 차즘 살아날 것으로 예측하고 저마다 기술 초격차 확보에 집중하며 다가올 반등기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국제금융센터의 '글로벌 반도체 업황 전망 및 국내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반도체 업황의 바닥 통과를 기대하는 시각이 증가하고,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계절적 수요 증가와 공급 조절에 따른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합산 적자와 재고 자산은 각각 8조원, 49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줄었지만 공급이 계속돼 재고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꾀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급격한 수요 위축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창사 이래 2조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조984억원의 적자를 봤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7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줄었다. 부진한 실적 타개 방안으로 고부가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꼽힌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은 한국은 81.3%, 중국은 17.9%였다. 대형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95.2%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국내 LCD 생산을 종료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해 6월 LCD 사업을 철수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8.6세대 IT용 OLED 생산 라인에 4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양대 전자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발표했다. LG이노텍의 경우 올 2분기에는 적자전환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수요 위축에 대비해 생산량을 줄이는 한편, 하반기부터 챗GPT 등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고부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실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