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일제히 낙관론 선회…美 금리인하 땐 “삼천피 간다” 전망도
연중 저점 대비 17% 오른 코스피..."강세장 초입 진입" 韓 증시 매력도 높아져..."외국인 수급 지수 견인할 것"
2024-05-24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증시 전망을 놓고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고 3000까지 간다는 낙관론과 기업 실적 둔화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시각이 맞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상단을 2700~2800 포인트를 제시하며 상승세가 이어질 거라는 데엔 이견이 없어 보인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23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24일 상승세를 멈추고 약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지수는 연중 저점 대비 20% 가까이 올랐다.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증시 하방 경직성은 일정부분 확보했다는 데에는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하나 현재의 상승세가 지속할 지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1차 관건은 지난달 도달했던 전고점인 2580선 돌파 여부이며 이를 바탕으로 지수의 방향성이 잡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섹터별로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미 상승한 업종보다는 소외된 경기 민감주 및 대형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한 달간 이어진 조정장이 끝나고 다시 강세장이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와 약세장 속 반짝 반등일 뿐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현시점부터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하나 이는 3분기 섬머랠리에 대비한 비중확대 기회이자 순환매 대응을 준비하는 과정일 수 있다”며 “심리적 불안보다 펀더멘털 변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 진단했다.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며 전형적인 테마 장세가 시현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강세를 보인 2차전지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가 경쟁 완화 및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발표 등으로 오름세를 보인 것이 투자 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지수 상단이 어느 정도 열리느냐에 달렸다”며 “강세장 초입에 들어선 것인지 혹은 ‘가짜 강세장’일 뿐이라는 전망의 충돌은 시간이 지날수록 빈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종간 빠르게 순환매가 일어나며 수급 변동성이 높아지는 만큼 단기적인 순환매 거래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시 방향성의 키는 여전히 외국인이 쥐고 있다. 원·달러 환율 강세 등으로 한국 증시 매력도가 높아지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유입에 대한 전망은 밝다. 특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하반기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밴드 예상치로 2350~2800선을 제시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하반기 증시는 내년을 선반영하는데, 내년 경기 개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 하반기 증시 우상향의 주요한 뼈대가 될 것"이라면서 "상반기에 이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B금융투자는 코스피지수 상단을 3000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400~2800, 현대차증권은 2330~2760을 예상했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2300~2700선을 제시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한다. 코스피가 직전 고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외환시장이 반영할 경우, 달러 수급의 수혜를 받고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요인을 증폭해 움직이게 만든다. 수급 측면에서 강세장을 맞을 여지가 있"고 분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 회복이 확인되며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추정치가 20% 상향 조정됐다"며 "코스피 전체 이익 추정치 하향조정을 고려해도 2600대 지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도 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중국 경기 회복과 반도체 개선이 수출, 이익 회복으로 이어지며 3분기까지는 차별적 반등을 예상한다"면서도 "연말로 갈수록 선진국발 경기둔화 우려로 주식시장 상단이 제한되는 박스권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80~2780포인트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200~2600을 제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내 중립 수준 등락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2400선 이하 구간에선 적극적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더라도 투매보다 보유, 관망보단 전략대안 매수 등이 유리할 전망이다. 중장기 시각에서 시장 재진입과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